만일 내일까지 우리가 두 수도사(어쩌면 셋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를 살해한 범인을 찾아내지 못하면, 나로서는 이 수도원에서 그런 사건이 있었고 그 사건이 미결인 채 남아 있다는 걸 숨기지 못할 것입니다. 상대가 베르나르 기 같은 실력자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 P398
「대체 나에게무엇을 베푸셨습니까? 장서관에 들어갈 수가 있습니까. 수도사들에게 질문을 마음대로 할 수가 있습니까? 나는 원장의지원을 도무지 받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내가 보기에, 이 사건과 장서관은 아무 관계도 없습니다.」 「그럴까요? 아델모는 채식사, 베난티오는 번역사, 베렝가리오는 보조사서인데도 장서관과 관련이 없다고 하시겠습니까?」 - P399
「어르신, 이단이라고 하는 독초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나는 용기를 내어 당당하게 말했다. 따라서 다음 말을 잇느라고 망설일 수 없었다. 「저는 대중을 그릇되게 인도한 사악한 돌치노 수도사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 P415
돌치노는 일찍부터 영특한 데가 있어서 읽고 쓰는 것을 익혔으나, 장성하자 배운 값을 하느라고 저를 길러 준 사제의 집을 털어 가지고는 북쪽으로, 그러니까 트렌토로 도망쳤다. 바로 여기에서 돌치노는 게라르도 세가렐리의 설교를 듣고 나서 이단자의 피를 끓이고는, 자신은 하느님의 유일한 사도이며 모든 것은 사랑안에서 평등하다는 주장을 하기 시작한다. - P422
나는 혼자서 장서관으로 올라가기로 결심했다. 무엇을 찾으려 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사부님 모르게, 미궁으로 들어가 방향을 헤아려 보자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P434
나는 성직자들인 심판관들과 속권인 형리들이, 청빈 속에서 살며 그리스도에게 세속적 재산이 없다고 믿는 사람들을 왜 그렇게 모질게 다루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그들에게, 죄를 주어 화형대에 매달아야 할 사람은 호의호식을 탐하고, 남의 재물을 탐하여 죄악과 성직 매매로교회를 더럽히는 자들이 아니겠느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 P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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