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울리가 내 쪽을 향해 몸을 옆으로 돌리는 소리를 들었다.
"레오넬로 식당의 테이블을 차지하고 싶은 거야?"
나는 웃었다.
"아니야, 울리. 나는 나 자신의 레오넬로 식당을 열고 싶어. 붉은색 가죽 부스가 있고, 주크박스에서 시내트라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작은 이탈리아 식당을. 메뉴판이 없고 모든 테이블이 예약제로 운영되는 식당을. - P239

에밋이 어렸을 때는 결코 어머니가 불행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남에게도 그렇고, 그 자신에게도 그렇게 말할 수 없었다. 그러나 어느 시점엔가 그냥 알 수 있을 정도로 어머니는 불행했다. - P247

다음 해 2월-빌리가 태어난 지 몇 주 안 되었을 때 어머니는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되었다. 너무 피곤해서 보통 절반을 끝내지 않고 남겨두던 집안일을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날들이 종종 있었다. 아예 침대에서 나오지 않는 날들도 있었다. - P253

집에 돌아와서 아버지가 요람과 소풍용 가방을 집 안으로 옮길때 어머니는 에밋의 손을 잡고 위층으로 데리고 올라가서 침대에 눕힌 후 이불을 꼭 덮어주고 이마에 키스를 해주었다. 그런 다음 빌리에게도 그렇게 해주려고 방을 나가 복도를 걸어 내려갔다.
그날 밤 에밋은 그 어떤 날보다도 더 달콤하게 푹 잤다. 그러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어머니는 사라지고 없었다. - P255

우린 지금 에밋의 봉투에 든 돈을 경비로 쓰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돌아가면 에밋은 우리에게 자세한 설명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그래야 우리가 신탁자금을 분배하기전에 그가 변제받을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 P266

창문을 통해 주차장을 내다보던 나는 반짝이는 차창과 크롬의 바다를 가로지르며 시선을 옮겼다. 내 시선은 이내 스튜드베이커를 세워둔 지점에 이르렀는데, 거기에 스튜드베이커는 없었다. 나는 시야에 방해가 되는, 정수리 위로 높이 틀어 올린 두 여자의 머리를 피해 오른쪽으로 한 걸음 옮겨서 주차장 입구 쪽을 바라보았다. 바로 그때 에밋의 차가 우회전하여 링컨 하이웨이를 타는 것을 보았다. - P267

에이브러햄 링컨은 틀림없이 자신의 연설문은 이런 식으로 낭송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몸을 근지럽게 하는 코트를 입은 어린 소년이 식탁 상석에 홀로 서서 낭송하는 모습이 아니라, 가족 4대가 일제히 함께 낭송하는 모습을 바랐을 것이다. - P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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