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이란 오목이다. 그것 역시 구라모치의 속살거림에 의해 눈뜨게 된 놀이였다. 물론 그러기 전에도 오목을 두는 방법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구라모치는 내게 오목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었다. - P25
어른들은 술이나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의아했던 건 웃고 떠드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었다. 엄마도 웃지는 않았지만 평소보다 표정에 생기가 돌았다. 아버지마저 어딘가 모르게 안도하는 느낌이었다. 그런 모습을 보며 역시 어른들은 시체라는 게 망가진 기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아는 거라고 생각했다. - P35
사람이 죽는다는 건 별게 아니다. 그것이 할머니 죽음에 대한 내 감상이었다. - P35
"그럼 미네코가 큰어머니를 살해한 거나 마찬가지네요." 누군가 내뱉은 이 한마디에 모두가 순간적으로 입을 다물었다. "아이, 아무리 그래도 그 말은 지나치지." 이번에는 누군가 주의를 줬다. 하지만 그 말투에는 왠지 즐기는 듯한 느낌이 묻어 있었다. - P37
"실은 그렇습니다. 음식에 매일 조금씩 비소를 넣어 먹이는 바람에 다지마 씨네 할머니가 죽었다, 이게 현재 나돌고 있는 소문의 내용입니다." - P45
"비소인가 뭔가 하는 독이 있나 보려고 뒤진 거잖아요. 형사 얘기를 듣고 내가 정말로 그런 짓을 한 거 아닌가 싶어서 말이에요." 말도 안 되는 소리, 라는 아버지 목소리가 들렸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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