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나를 속이려 드는 자가 아군이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당신이 아군인 저한테 무언가를 숨기려 든다는건, 그건 곧 당신의 대의에 치명적인 타격이 된다는 걸 명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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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제가 말하는 정보란, 우리 요새의 악명 높은 방어막의 기본 작동 원리 같은 걸 말하는 거예요. 처음부터 그런 중요한 약점을 알고 있었으면서 왜 저한테 숨긴 건가요? - P244

"각하, 무엇 때문에 다투고 계신 겁니까?" 그녀가 끈질기게 캐물었다.
네레보르가 끼어들 만한 상황이 아니었지만, 전적으로 그녀다운 행동이긴 했다. 체리스는 고민하다 결국 입을 열었다. 사실상 아무 일도 없는 척하기엔 이미 너무 늦은 상태였다. "제다오 대장은 이단자들이 양륙정을 격추시키지 않도록 인질을 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속임수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인질은 고위급 장교여야 하고." - P251

네레보르는 눅눅한 어둠으로 가득한 방 안에서 회색 벽을 바라보며똑바로 앉아 있었다. 차가운 금속 구속구가 그녀를 단단히 붙든 터라 몸을 거의 움직일 수 없었다. 어깨가 쑤셨고 턱도 어긋난 듯했다. 그러나 전부 하찮은 고통일 뿐이다. 그녀는 켈이다. 살아남으라는 명령을 받은 이상, 죽을 각오로 살아남을 것이다. - P260

자네는 육두정을 하나의 국가로 생각하는 데에 익숙할지 모르겠지만, 내 생전엔 교리에 대한 분파 간 다툼이 끊이질 않았네. 승자는 자기들 분파의 고유한 기술을 최종 역법 체계 안에서도 보존할 수 있었고, 패자는... 뭐, 리오즈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으니까. - P271

‘슈오스 제다오‘라는 이름을 꺼내면 다들 ‘대학살‘만 떠올리지만, 체리스는 만약 저 ‘대학살‘이 없었다면, 이후로도 계속해서 혁혁한 전공을 쌓아나갔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나갔을지 생각해 봤다. 많은 것이 뒤바뀔 것이다. 제다오는 ‘대반역자‘라는 멸칭 대신 ‘대장군‘이라는 칭호를 갖고 살다 생을 마감했을 것이며, 그가 죽인 자들은 전부 칠두정의 적이었을 것이다. 그럼 괜찮은 걸까? - P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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