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봉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오! 소 모는 평소 영웅을 존경하고 호한을 아껴왔소. 당신 무공이 비록 나보다 못하지만 대단한 영웅호한임에는 틀림없소. 하물며 다 같은 거란인이 아니오? 소 모는 당신을 벗으로 삼고자 하니 그만돌아가시오!" 홍포인이 깜짝 놀라 물었다. "무… 무엇이라고?" 소봉이 빙긋 웃었다. "소 모가 당신을 벗으로 여기고 무사히 돌아갈 수 있게 해주겠다는 말이오." - P38
"그날 제가 갑자기 독침을 쐈을 때 왜 그랬는지 알아요?" . 소봉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신출귀몰한 네 심사를 내가 어찌 알아내겠느냐?" 아자가 한숨을 내쉬었다. "알아내지 못했다면 알려고 하지 마세요. 어찌 됐건 난 형부를 죽이고 싶지 않아요. 누군가 형부를 죽이려 하는 사람이 있다면 제가 목숨바쳐 구할 거예요. 아주 언니가 형부한테 그렇게 잘 대해줬는데 이 아자가 언니보다 조금이라도 부족할 수는 없죠." - P49
야율기가 껄껄대고 크게 웃으며 말했다. "만일 내가 대요국 당금의 황제라는 사실을 소 현제가 미리 알았다. 면 나와 결의형제가 되려 하지 않았을 걸세. 소 현제, 내 진짜 이름은 야율홍기耶律洪基네. 내 목숨을 살려준 은혜는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야." 소봉은 도량이 넓고 호탕한 성격이긴 했지만 평생 황제를 두 눈으로 직접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런 웅장한 장면을 직접 대하니 난감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야율홍기를 향해 말했다. - P61
"형부, 짐작은 해봤어요? 그날 제가 왜 형부한테 독침을 쐈는지 말이에요. 형부를 죽이려고 쏜 게 아니라 그냥 꼼짝 못하게 할 생각이었어요. 제가 시중을 들려고 말이에요." 소봉은 의아한 듯 물었다. "어째서?" 아자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형부가 꼼짝 못하면 영원히 제 곁을 떠나지 않을 테니까요. 안 그럼 속으로 절 무시하는 형부가 언제든 절 버리고 모른 체할 것 아니겠어요?" - P87
소봉이 소리쳤다. "황태숙의 명이다. 전군은 당장 무기를 버리고 성지를 받들어라. 황제 폐하께서 아량을 베푸시어 황태숙과 모든 반군 관병을 사면하셨으니 황제께서는 누구를 막론하고 모반을 꾀한 죄를 묻지 않으실 것이다." - P95
"교봉 이 나쁜 놈! 네가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백부님을 죽였다. 네… 네놈의 가죽을 벗기고 힘줄을 뽑아 갈기갈기 찢어 죽이지못해 한이다!" 소봉은 그가 교봉이라는 자신의 옛 이름을 부르짖는 데다 그의 부모와 백부를 죽였다는 말을 듣고 과거 중원에서 맺은 원수일 것이라짐작할 수 있었다. . . . 그 소년은 몸을 꼿꼿이 세우고 큰 소리로 외쳤다. "내 이름은 유탄지다! 나도 백부님과 아버지께 배운 대로 할 수 있다!" - P123
"좋았어! 훌륭해! 진짜 사람 연을 띄웠어!" 유탄지는 고개를 비스듬히 돌려 바라봤다. 손뼉을 치며 환호하는 사람은 바로 그 자줏빛 옷을 입은 미모의 소녀였다. 그는 그녀를 발견하자 가슴이 격하게 떨려왔다. 몸은 공중에 두둥실 떠 있고 머릿속은 멍한 상태로 무척이나 혼란스러웠다. 그 미모의 소녀는 바로 아자였다. - P137
유탄지는 눈물을 줄줄 흘려가며 무릎을 꿇고 절을 했다. "군주, 독장을 연성하고 나면 군주를 위해 죽은 소인을 잊지 말아주십시오. 제 성은 유, 이름은 탄지입니다. 철추로 기억하지 마십시오." 아자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 "좋아. 네 이름이 유탄지라는 걸 기억하면 되잖아? 넌 나한테 충성을 다했다. 아주 좋아. 넌 정말 충심이 가득한 노복이었어!" 유탄지는 그녀가 칭찬하는 말을 듣자 크게 위안을 받고 다시 두 번 더 절을 하며 말했다. "고맙습니다. 군주!" - P199
유탄지가 무심히 무공 연마를 하다가 <<신족경>>에 그려진 그림에 따라 체내의 빙잠을 불러내고 이리저리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게 만든 것은 재미로 그런 것이지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공력이 발전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됐던 것이다. - P207
‘소성하蘇星河가 바둑에 정통한 무림의 인재들을 청하니 6월 보름에여남汝南 뇌고산의 천농지아곡으로 왕림하시어 담소나 나누었으면 합니다. -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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