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위병은 생각했다. 카메라 위치가 이동된 것도 문제지만, 당장 훨씬 더 걱정스러운 문제가 있었다. 근위병은 없어진 카메라가 전송해 오는 영상을 바라보았다. 카메라는 정지된 물체 하나를 비추고 있었다. 현대적인 모습의 그 물체는 처음보는 장치였다. 그는 장치의 하단에 깜박이는 전자 디스플레이를 살펴보았다. - P78

"망막 인식 시스템이에요. 매우 안전한 보안책이죠. 저와 아버지, 단 두 개의 망막만 인식하도록 되어 있어요."
그 순간, 로버트 랭던은 공포스러운 사실을 깨달았다. 레오나르도 베트라의 모습이 소름 끼칠 정도로 선명하게 떠올랐다. 피범벅이 된 얼굴, 그를 바라보던 한 개의 눈알, 그리고 텅 빈 눈구멍. - P84

침대에서 일어나며, 암살자는 자신이 수행할 임무의 영광스러움을 한껏 음미했다. 아직도 야누스라는 남자와 그가 지휘하는 조직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는 감이 잡히지 않았다. 놀랍게도 조직은 암살자를 택했다. 용케도 그가 가진 적의와 실력을 알아본 것이다.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전혀 짐작이 가지 않았다. - P87

"어디서부터 말씀드려야 할지..."
비토리아가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처음부터 설명해 보게. 아버지가 하던 실험에 대해서."
"종교의 힘을 빌려 과학의 궤도를 수정하는 것이 아버지의 평생 소원이셨어요. 과학과 종교가 완벽하게 양립할 수 있는 하나의 진실로 가는 방법일 뿐이라는걸 증명하고 싶어 하셨죠." - P89

빅토리아는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제 말의 요지는 아버지가 항상 빅뱅 과정에 하느님이 있다고 믿었다는 거예요. 지금 당장 과학으로 창조의 신성한 순간을 이해할 순 없지만 언젠가는 그렇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계셨어요." - P93

콜러의 얼굴이 굳어졌다.
"비토리아, 정말 저 안에 실제로 샘플이 들어 있다는 얘기는 아니겠지?"
"그렇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비토리아는 자랑스럽다는 듯 캔을 바라보았다.
"소장님께서는 지금 세계 최초의 반물질 샘플을 보고 계신 거예요." - P96

오래지 않아 비토리아는 밀려드는 공포와 함께 그 물체를 알아보았다. 쓰레기처럼 바닥에 버려진 채 그녀를 올려다보고 있는 그것은 바로 사람의 눈알이었다. 비토리아가 그 연갈색 눈동자의 주인이 누구인지 모를 리 없었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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