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자 레오나르도 베트라는 살이 타는 냄새를 맡았다. 자신의 살이 타는 냄새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공포에 질린 그는 흐릿하게 보이는 검은 형체를 올려다보았다. "원하는 게 뭐요!" "라 키아베 (비밀번호)." 남자가 거친 목소리로 대답했다. - P11
"여보세요?" "로버트 랭던 씨와 통화하고 싶습니다." 남자 목소리였다. 랭던은 텅 빈 침대에 일어나 앉으며 정신을 가다듬으려 애썼다. "제가 로버트 랭던입니다만…………" 랭던은 디지털 벽시계를 흘긋 쳐다보았다. 새벽 5시 18분이었다. "지금 즉시 선생을 만나야겠소." "누구십니까?" "나는 막시밀리안 콜러라고 합니다. 이산 입자물리학자요." "뭐라고요?" 랭던은 통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혹시 저 말고 다른 랭던을 찾으시는 거 아닙니까?" "하버드대 종교 도상학 교수 아닙니까? 기호학 관련 저서 세 권을 집필했…… "도대체 지금 몇 시인지 아십니까?" "미안하게 됐습니다만, 선생이 꼭 봐줘야 할 게 있습니다. 전화로 얘기할 문제가 아니라서." - P14
그들의 악명이 널리 퍼지면서 점차 하나의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바로 ‘해새신(Hassassin)‘인데, 말 그대로 ‘해시시를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 후 해새신이라는 단어는 지구상 모든 언어에서 죽음을 의미하게 되었다. 그 단어는 오늘날까지도 사용되고 있으며, 심지어는 현대 영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살인의 수법이 진화해 왔듯이 단어 또한 변화했다. 이제 그 단어는 ‘어새신(Assassin, 암살자)‘이라고 발음되고 있는 것이다. - P27
"인터넷은 이 연구소에서 내부 컴퓨터 사이트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로 처음 개발되었습니다. 그 덕에 각기 다른 부서에 있는 과학자들이 매일같이 새로 얻은 지식을 서로 공유할 수 있었던 겁니다. 물론 세상 모든 사람이 인터넷은 미국에서 개발되었다고 잘못 알고 있지만." - P35
세 사람 중 뚱뚱한 여자 하나가 창문 쪽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바람이 사정없이 온몸을 때리는 와중에도 활짝 웃으며 랭던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랭던은 희미한 미소와 함께 같은 제스처로 답했다. 엄지손가락을 드는 동작이 고대에는 남성의 왕성한 생식력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쓰였다는 걸 알기나 할까 싶었다. - P37
"그렇습니다. 하지만 16세기에 이르러서는 로마의 한 단체가 교회에 맞서 싸웠죠. 당시 이탈리아에서 가장 뛰어난 지성을 갖춘 물리학자·수학·천문학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비밀리에 회합을 갖고, 교회가 그릇된 가르침을 전파하는 것을 우려하기 시작했습니다. 소위 ‘진실’이 무엇인가애 대해 교회가 독점적인 결정권을 행사하다 보니 이것이 전 세계적인 학문적 발전을 저해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었습니다. 이들은 세계 최초의 과학자 집단을 만들고 스스로를 ‘계몽된 사람들’이라고 불렀습니다." - P46
"일루미나티의 생명력은 엄청났습니다. 로마에서 도망친 일루미나티 소속 과학자들은 유럽 대륙을 떠돌며 안전하게 조직을 재정비할 수 있는 곳을 찾아 헤맸습니다. 그러다가 또다른 비밀 단체에 편입되었죠. 바이에른의 부유한 석공예 기술자들이 만든 단체, 바로 프리메이슨입니다." - P53
베트라의 얼굴은 온통 피범벅이되어 있었고, 다갈색 눈동자 하나만 랭던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른 한쪽 눈구멍은 찢겨져 있었고, 안구가 온데간데 없었다. "눈알을 빼간 겁니까?"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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