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삼월 스무나흔날, 이제 사월 초아흐레까지는 겨우 열나흘밖에 남지 않았다. 가는 도중에 조금이라도 지체했다가는 때맞춰 무당산에 도달하지 못하겠구나. 사부님의 90세 생신 축하잔치에 나혼자만 빠질 수야 없지.’
이 사나이의 이름은 유대암, 바로 무당파 조사 장삼봉이 가장 아끼는 일곱 제자 가운데 셋째였다. - P205

"뭣 때문에 우는 거요?"
유대암이 묻는 말에, 늙은이는 여전히 꺼이꺼이 울며 이렇게 대꾸했다.
"천신만고 끝에 도룡도를 손에 넣었는데, 이제 곧 죽어야 하다니…… 죽은 다음에야 이 보도를 어디다 쓰랴? 어이구 원통해라!"
"흐흠, 이제야 그걸 아셨군. 그러니 그 칼을 해사파에 넘기고 독문해약(獨門解藥)과 맞바꾸기 전에는 별 도리가 없을 거요."
유대암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시 한 번 권유했으나, 이 고집불통 늙은이는 여전히 통곡하며 거세게 고개를 흔들었다.
"안 돼! 난 죽어도 못 내놓겠어! 이 아까운 걸 어떻게 내놓으란 말이야!" - P232

"자네! ‘무림의 지존은 도룡보도라, 천하를 호령하니 감히 따르지 않을 자 없도다(武林至尊, 寶刀屠龍, 號令天下, 莫敢不從.) 이런 말 들어봤는가?"
유대암은 어처구니가 없어 소리 없이 실소를 터뜨렸다.
"그 말이야 저도 들어본 적이 있소이다. 그 다음 대목은 ‘의천검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 누가 예봉을 다투랴? (倚天不出,誰與爭鋒)라가 아니오? 한데, 이 말은 수십 년 전 무림계를 뒤흔들었던 일대 사건을 두고 지어낸 것이지, 실제로 무슨 보도나 보검 따위를 가리켜 한 말은 아닐 겁니다." - P233

"그럼 됐군요! 오늘이 삼월 스무아흐레니까 열흘이면 사월 초아흐렛날입니다. 그 날짜까지 이분을 안전하게 무당산으로 호송하지 못할 때에는 당신네 용문표국은 끝장나는 줄 아세요. 일가족은 물론 개 한 마리 닭 한 마리도 살려두지 않을 테니까!" - P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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