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착하게 말만 잘 들으면 돼. 목숨을 끊는다는 말로 사람 놀라게 하지 마. 내가 너를 쫓아내려고 마음을 먹는다면, 네가 죽든 말든 나와는 상관이 없으니까. 그런 말로 놀라게 해도 소용없어." ‘네가 죽든 말든 나와는 상관이 없다?‘ 양과는 소용녀의 이 말이 차가운 얼음처럼 가슴 깊숙이 박혔다. - P32
"난 널 죽이려고 했는데, 너는 왜 안 갔어?" "선자를 두고 갈 수 없어요! 저를 죽이신다 해도 좋아요. 선자가 죽는다면 저도 죽어버릴 거예요. 아무도 없이 선자 혼자서 저승으로가려면 무서울 거 아니에요." 한없이 깊은 정이 담긴 양과의 말에 소용녀는 마음이 편안해지고호흡도 점차 고르게 안정되었다. - P69
양과의 대답이 서슴없자 이막수는 왼손을 비스듬히 뻗어 양과의 허리춤에서 장검을 뽑아서는 그대로 양과의 목을 겨누었다. "나는 한 명만 죽일 생각이다. 다시 한번 말해봐라. 네가 죽겠느냐, 아니면 저 계집을 죽이게 두겠느냐?" 을양과는 소용녀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물론 내가 죽을 것이다!" 양과의 대답은 흔들림이 없었다. - P109
"저는 선자를 보는 게 좋고, 선자와 함께 있는 게 좋아요. 저에게 잘해주고 못 해주고는 상관없어요. 매일 저를 때리고 욕을 하셔도, 검으로 매일 상처를 내셔도 저는 선자를 좋아할 거예요. 하늘이 저를 개나 고양이로 만들어 선자가 매일 때리고 발로 찬대도 저는 선자 곁에 있을 거예요. 저는 평생 선자 한 사람만을 좋아할 거라고요!"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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