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이 누구냐, 범행 동기가 무엇이냐에 따라 스릴러의 성향이 달라진다. - 대반전! (떡밥이 없음)- 그럴 줄 알았다 (떡밥이 많음)- 현실감은 없지만 무서워.. (쌩뚱맞은 사이코패스)- 이사람이라고? (쌩뚱맞은 주변인)- 엥? (실험적 일본추리)이 중에 하나가 대부분이어서 장르소설 좀 읽었다 싶은 사람들에게는 범인 맞추기는 큰 재미 요소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주변요소들로 잼얘를 줘야 좀 재미있다 싶지. 서술형 트릭도 그 중 하나인데 이건 좀 식상하긴 해서. 아니면 진짜 감동적인 서사를 갖고 있거나.. 그래서 요즘 평타치는 스릴러는 많지만 막 와 미쳤다 싶은 책은 없는 듯하다. 이 책은 재미요소는 평타 이상. 범인은 역시 평타. 너무 자세한 묘사는 재미를 좀 반감시켰다. 그래서 총합 평타. 스포 있는 의문점 하나:요즘 부검하면 자살여부는 쉽게 알 수 있다고 하던데 대체 왜?
넷플릭스의 더크 젠틀리 시리즈를 재밌게 보고 원작이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다. 전체적인 컨셉은 비슷하지만 매우 달라서 아는 내용을 상상하고 읽다가 뒷통수 맞음. 드라마도 신기하네.. 완전히 다른 내용을 ㅎㅎ 아무튼 더글라스 애덤스의 상상력은 정말 기발하다.
목수의 집에서 책을 읽는다고 핍박을 받을 때면 숲으로 달려가 울면서 마음을 가라앉히던 감수성의 소유자 쥘리엥 소렐. 그는 신분 상승하겠다는 야심을 이루기 직전 돌연 그 모든 것을 떨치고 명예회복 위해 레날 부인에게 총을 쏘고 감옥에 들어가 죄를 인정한다. 어찌 보면 자기 자신에게 그토록 충실했기에 가능한 결정이 아니었을까. 그의 야심은 사실 그의 본성이 아니었을 수도 있겠다. 오만하며 다정하고 그럼에도 감수성이 풍부해 세상 모든 감정을 다 느낄 수 있었던 소렐. 오만함을 사랑으로 승화시켜 아름다운 위엄을 획득한 마틸다. 마지막 장면을 그려보면 그녀가 진정한 승자로 느껴진다. 안타까울 따름인 레날 부인.. 그리고 작가 스탕달. 작가의 인생과 책, 배경, 등장인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는 역자 후기가 감동을 더해준다. 번역도 자연스럽고 정말 좋았다.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에 많은 작가들이 등장했는데 그 중 관심을 갖고 작품을 읽게까지 한 챕터는 스탕달 뿐이었다. 다시 한 번 읽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