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가 짧아지면서 불편한 점 몇가지. 밝을 때 술을 마실 수 없고, 퇴근길 예쁘게 핀 꽃들을 볼 수 없다는 것.
[허브]에선 강혜정이 마음이 텅 비었다면서 밥을 꾸역꾸역 먹던데, 추석때 2키로그램이나 뿔어버린 나는
어떻게 해야 마음을 좀 채울 수 있을까. 일주일 새 쓴 돈이 2달치 용돈을 훌쩍 넘어설만큼 쇼핑을 해대고,
서류를 산더미 만큼 쌓아놓고도 일을 하지 않고, 솜사탕같은 음악을 몇번이고 돌려 듣고, 뭐 이러면서 슬쩍
마음이 편해질라 싶으니, [밤으로의 긴 여로]같은 책이 다시 기운을 쏙 빼가버린다. 채워넣기는 참 어려운데
빼먹기는 너무 쉬운 이 가을의 불공평함은 누구에게 불평해야 할까.
미국 문학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한지 1주일도 안됐는데, 왠일인지 그 이후로 3연타로 미국 작가의
책을 읽고 있다. 사실은 미국 작가인지도 모르고 읽다가 왠지모르게 참 비슷하다 싶어서 지금 보니까 셋 다
미국작품이다. 이런 스타일이구나. 라기엔 우연히 고른 책들의 중심에 너무 ath가 있다. 성이 D.E.였던가-



올 가을 단풍이 예쁠 거라는데, 내소사.. 설악산 정도로 단풍구경이나 갔으면 좋겠다. 그치만 주말에 가면
차도 막히고 사람도 많아 짜증부터 앞설것이라는 걱정에 단풍도 들기전에 포기부터 하게 된다. 직장인은
뭘 해도 사람이 많을 때, 비쌀 때, 그것도 겨우 시간 내어서 해야 한다. 이런 직장인 따위...... 때려칠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