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로 된 책들 - 장석주의 책읽기 1, 반양장본
장석주 지음 / 바움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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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것이 업인 사람의 글을 보는 것은 왠지 두렵다.
책읽는 것이 자신의 업이 되었을때 책은 단순히 즐김의 대상이 아니라 노동의 자세로 숙고하게 되는 무엇이 되어버린다. 독서를 꽤나 좋아하는 나이지만, 그것을 직업화하고 싶지 않은데는 바로 그러한 노동화로 인한 쾌락의 상실에 있다. 하지만 그러한 나의 체질을, 그리고 그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자들에 대한나의 생각을 잠시나마 벗어버린다면 장석주의 책 소개서는 꽤나 잘 만들어진 책이다. 글 속에서 업이 되었더라도, 그 업을 완수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 흔적이 돋보인다. 물론 나는 그가 고종석의 '서얼단상'을 언급할때 자신이 조선일보의 한 귀퉁이에 속해있음을 떳떳하게 이야기하고, 또한 반성하기를 바랬건만.  반성의 지성을 허용할 정도의 여유는 가지지 못한 것 같다. 꽤나 깊은 책들을 읽으면서도 최소한의 정치적 공정성, 혹은 자신의 정치적 포지션을 망각하는 책벌레의 한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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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을 가진 하나님 : 성서로 보는 미국 노예제 살림지식총서 4
김형인 지음 / 살림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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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심 기대를 많이 했다. 보수 개신교 교단(사실 보수라고 볼 수도 없는 얼치기 인간들)이 기세등등하게 버티고 있는 마당에 '두 얼굴을 가진 하나님'이라는 제목은 그 제목만으로도 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난 그 논란성에 주목하고 이 책을 빌렸다. 프랑스의 크세즈, 독일의 레클람 문고, 일본의 이와나미 문고처럼 한국의 대표 문고를 지향한다는 살림기획시리즈가 앞으로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어느정도 가늠좌가 되어줄 것 같기도 했고.

...결과적으로 보자면 '두 얼굴을 가진 하나님'은 제목에 걸맞는 논란성있는 내용은 가지고 있지 않다. 미국 노예제가 풀려나가는 와중에 성서텍스트가 노예제 찬성론자, 반대론자에게 하나의 근거가 되었다는점. 찬성론자는 주로 구약의 내용을 반대론자는 마태복음의 '황금률'을 들어 자신의 입장의 근거로 삼았다는 것. 그것이 신학적인 발전에 있어 '광의적 해석'의 한 기틀이 되어주었다는 것 정도가 '두 얼굴을 가진 하나님'에서 나오는 성서관련이야기의 전부이다. 그나마 이것도 이 얇디얇은 책에서 그다지 많은 내용을 차지하지 않는다.

...물론 책 안의 내용이 '후지다'고는 말할 수 없다. 100p가 안되는 분량에서 미국 노예제의 논란과정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 책은 어느정도 '읽을거리'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하지만 한정되 있는 분량에 방대한 분량을 논란성있는 제목에 끼워맞추려는 노력은 무의미 해보인다. 앞으로 어떤 제목을 달고 살림출판사가 이 시리즈를 낼지 모르겠지만, 될 수 있으면 이렇게 내용과 애써 관련지어지지 않으면서 논란성있는 제목을 달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님 그만큼 논란적인 내용과 의견을 담고 책을 펴내던지.(이만한 분량에 논란적인 의견을 담아낼 수 있는 체계를 함축시킬 수 있는 이가 있을까. 나는 적잖이 회의적이다.) 아니면 그냥 정보성에 충실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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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mjanggun 2006-03-20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훗, 회색분자님, 여기에서도 만나는군요:)
 
책과 세계 살림지식총서 85
강유원 지음 / 살림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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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저자인 강유원이 서문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책은 (마찬가지로 강유원이 생각하는) '학'적인 느낌은 덜하나(한번읽고 버려도 되는) 교양서로서(더더군다나 100p정도 되는 얇은 책으로서) 갖출 수 있는 적정수준의 영양가를 지니고 있다. 군더더기없는 강유원의 문장은 그러한 영양소들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데 좋은역할을 해준다. 문장좋고, 내용좋은 책. 한마디로 좋은('necessary and useful'의 의미를 갖는,전체적으로 실망스러운 살림 총서중에서는 단연 돋보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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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 나의 인생 - 김원일 산문집
김원일 지음 / 열림원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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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한 지식이나 탁월한 분석력 아님 철학적인 통찰같은 것을 기대한다면 '그림 속 나의 인생'은 밋밋하기 그지 없는 글로밖에는 보이지 않을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그림 속 나의 인생'의 글은 기본적으로 흐트러져 있다. 김원일은 날카로운 눈으로 그림을 바라본 것도 아니고, 특출난 감성으로 파고든 것도 아니다. 그는 그림속에다 일정량의 지식을 투여하고, 개인적인 느낌을 잠시 끄적인뒤 자신의 인생을 반추한다. 글은 일관된 방향을 기본적으로 외면한채 이 방향 저방향으로 돌아다닌다. 하지만 그 글은 방향없음과 동시에 일정량 이상의 깊음과 여유를 지니고 있다. 죽은 자기 동생을 언급하며 루오의 그림을 감상하는 글을 쓸때, 콜비츠의 판화속에서 자신의 어머니를 언급할때 글은 그림과 인생을 살만치 산자의 고백을 동시에 담게되어 보는 이에게 녹록치만은 않은 감흥을 선사한다.아무리 뛰어난 비평가라도 혹은 철학자라도 젊은 날에 이러한 책을 쓸 수는 없을 듯하다. 이 책은 물론 미술에 관한 책이지만, 끝끝내 '인생'에 관한 책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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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식의 생각
서준식 지음 / 야간비행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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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식 선생의 글은 김규항의 그것처럼 비장미가 느껴지지는 않는다. 보기에 따라서는,아니 어쩜그의 글을 읽는 것보다 김규항을 위시한 많은 전투적 지식인들의 글을 읽는 것이'읽는 것'으로서의 가치는 더 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의 글은 김규항이,다른 글쟁이들이 스스로의 글을 부끄러워하게 할정도의 '실천하고 있는자'의 강인함과 분노,인간에 대한 사랑을 보여준다. 문장이 지나치게 투박하다는 느낌을 받고 종종 어떤 글들이 선언문같다는 느낌을 받을 지언정. 그의 글은 전체적으로 짠하다. 그의 글은 머릿말은 '근육'을 두려워하고 '입'을 내심 추종하려하는 나를 반성케하고, 계몽시킨다. 기본적으로 인권을 관심을 가져야할 '이웃을 사랑하라는' 기독교인으로써, 좀더 나아가 그것을 적극적으로 옹호해야할 신학생으로써 인권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나 실천력이 너무나 협소하다는 것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또한 이책은 학자라는 명칭을 가졌으되 '지식인','지성인'으로서 자격이 모자라는 이들에 대한 나의 기본적인 경멸을 더욱 강고하게 해준다. '근육'을 두려워하고 채 못 사용할지언정 그릇된 '입'까지 놀리지는 말아야한다. 누군가 그랬듯이 자신이 알지 못하는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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