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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 나의 인생 - 김원일 산문집
김원일 지음 / 열림원 / 2000년 3월
평점 :
품절
...고급한 지식이나 탁월한 분석력 아님 철학적인 통찰같은 것을 기대한다면 '그림 속 나의 인생'은 밋밋하기 그지 없는 글로밖에는 보이지 않을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그림 속 나의 인생'의 글은 기본적으로 흐트러져 있다. 김원일은 날카로운 눈으로 그림을 바라본 것도 아니고, 특출난 감성으로 파고든 것도 아니다. 그는 그림속에다 일정량의 지식을 투여하고, 개인적인 느낌을 잠시 끄적인뒤 자신의 인생을 반추한다. 글은 일관된 방향을 기본적으로 외면한채 이 방향 저방향으로 돌아다닌다. 하지만 그 글은 방향없음과 동시에 일정량 이상의 깊음과 여유를 지니고 있다. 죽은 자기 동생을 언급하며 루오의 그림을 감상하는 글을 쓸때, 콜비츠의 판화속에서 자신의 어머니를 언급할때 글은 그림과 인생을 살만치 산자의 고백을 동시에 담게되어 보는 이에게 녹록치만은 않은 감흥을 선사한다.아무리 뛰어난 비평가라도 혹은 철학자라도 젊은 날에 이러한 책을 쓸 수는 없을 듯하다. 이 책은 물론 미술에 관한 책이지만, 끝끝내 '인생'에 관한 책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