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신예찬 - 라틴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5
에라스무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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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권위가 절대적인 시대에 우신예찬의 등장은 신선했을 것이다. 특권층이나 지도층, 종교계의 문제가 여전한 지금 에라스무스의 풍자와 해학은 카타르시스를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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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얻는 지혜 (국내 최초 스페인어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6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김유경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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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를 배우고 얻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책에 담긴 무엇이 니체와 쇼펜하우어의 극착을 받았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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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노 아일랜드 - 희귀 원고 도난 사건
존 그리샴 지음, 남명성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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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쓰려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스포 없이 어떻게 쓸지 막막한 느낌이다. 읽는데 너무 집중해서 체크를 못했다. 참고해야 하는 부분을 모두 다시 찾아야 했다. 찾으면서 다시 읽기 시작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다시 읽어도 처음 읽는 것처럼 긴장감이 조여왔다.


위대한 개츠비는 굉장히 인상 깊게 읽었었다.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친필 작품들이 존재한다는 건 처음 알았다. 작가들의 친필 작품 등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5편의 피츠제럴드의 친필 원고가 감쪽같이 도난당한다. 그런데 범인이 너무 쉽게 잡힌다. 이렇게 잡히면 뒷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되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야기의 주인공이 도난당한 책일까? 서점 주인일까 헷갈리게 한다.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도난당한 원고의 행방을 알 수 없다. 도난된 원고의 행방은 잠시 접어두고 어느 서점 이야기로 넘어가서 이야기가 지루해지고 끊어질 것 같았지만 책을 좋아하는 독자로서 서점의 뒷이야기는 흥미로웠다. 글의 마지막에 가서야 아! 이렇게 연결되는구나 하였다. 여자친구와 그녀의 직업 등이 모두 복선이었다니.


도대체 어디서부터 계획의 시작이었을까? 다시 한번 찬찬히 살펴보았다. 책장 사이를 여기저기 찾아보다 짚이는 곳이 있어 펼쳐보니 생각했던 곳이 시작이었다. 서점과 집 두 곳에서 동시에 시작되었다. 책을 당겨 펼쳐진 분량을 확인하니 초반부였다. 이때부터 시작했었는데 몰랐다니 허탈하였다. 복선이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 모르기에 주의 깊게 읽었는데도 그냥 지나쳤다. 작가가 강조한 부분 다음에 당연히 따라와야 하는 부분인 듯 가볍게 적어 놓았다.


도난 사건인데 경찰이나 FBI 등의 사람들이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은 점도 좋았다. 주변에 한 명 정도는 있을 법한 평범한 사람이 스파이를 한다? 어설퍼도 엄청 어설퍼 보일 것이다. 근데 읽는 동안은 그러한 생각이 들지 않았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카미노 아일랜드에 스며들어 그들과 함께 하는 일상은 평범해 보였다. 브루스가 눈치챌만한 사건도 없었다. 단 하나 이상했던 부분은 <우리 둘만 본 거야.>라는 문장이었다. 둘만의 비밀을 만든다면 나중에 비밀이 탄로 났을 때 누가 발설했는지 너무 쉽게 알 수 있지 않나? 근데 저렇게 이야기했다고? 딱 여기까지만 생각했다. 이때 좀 더 추리를 했어야 했다.


사건 해결 방향이 조금 엉뚱하게 되긴 했지만 모두에게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다소 과격한 부분이 나오긴 했지만 「케이퍼 픽션」이라 전체적으로 유쾌한 질주극이었다. 치밀하게 얽힌 구성에 추리를 하며 읽어야 해서 빨리빨리 책장이 넘어가지는 않았다. 책 소개 페이지 중에 <다빈치 코드와 셜록 홈스의 만남 - 선>,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까지 끌어들이는 소설 - 리터러리 리뷰> 두 문장이 이 책을 꼭 한 번은 읽어야 할 이유를 설명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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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함과 분노 열린책들 세계문학 280
윌리엄 포크너 지음, 윤교찬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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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흐르는 것이다. 흘러간 과거는 변하지 않는다. 과거의 시간이 무작위로 썩인다면 어떻게 될까? 「고함과 분노」에 시간이라는 개념을 대입하기에는 너무 어렵다. 서른셋이지만 세 살 지능의 백치, 동생 캐디에게 모든 것이 맞춰져 있는 퀜틴, 혼자 서 있기도 버거운 제이슨. 이들에게는 지나온 과거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순조로이 흐르던 강물이 소용돌이를 만나 비틀리면 모든 것을 삼켜버린다. 고함과 분노에서 보이는 시간이 그래 보였다. 엉키고 설키어 벤지도, 퀜틴도, 캐디도, 제이슨도 삼켜버린 것 같다. 소용돌이는 처음에는 아주 작다. 콤슨가를 몰락하게 한 소용돌이의 시작은 무엇이었을까? 끊임없이 우는 어머니? 술만 마시는 아버지? 시도 때도 없이 울부짖는 벤지? 의식은 저 멀리 날려버리고 허우적대는 퀜틴? 캐디의 일탈? 어머니와 캐디의 돈을 빼돌리는 제이슨? 아니면 이 모든 것이 시작점인 것인가.


1910년 6월 2일 퀜틴의 시선이 따라가기 제일 어려웠다. 의식의 흐름 변화를 표현하는 명조와 고딕의 변화가 어떤 곳을 채 한 문장이 되지도 않아 바뀌는 곳도 있었다. 시간과 그림자에 집착을 보이는 퀜틴의 행동이 나타내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도 해야 하고 자꾸만 바뀌는 시점에 한순간이라도 딴 생각을 하다 읽으면 다시 앞장으로 돌아가야 했다. 아버지가 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시계를 퀜틴에게 물려주며 한 이야기는 아직도 아리송하다. <이 시계를 주는 것은 시간을 기억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이따금씩 잠시 망각하라는 것이다. 시간과 싸워 이겨 보려고 모든 힘을 소진해서는 안 된다.>라니 무슨 힘 빠지는 소리인가. 얼마 전에 읽은 「모비딕」이 갑자기 생각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모든 것들과 싸우려 하던 에이해브가 이 소리를 들었다면 어떤 반응을 하였을까?


깨져서 시침과 분침도 없는 시계에 집착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럼에도 째깍째깍 움직이는 톱니바퀴의 움직임에 따라 퀜틴의 의식도 흐르는 것 같다. 벤지는 백치여서 울부짖는다 하자. 제이슨은 뒤틀린 방식으로 모으긴 했지만 돈을 읽어 분노할 수 있다. 퀜틴이 분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캐디가 부정을 저질러서? 그러고도 다른 이와 결혼을 해서? 의식의 경계가 모호했을 때 <주먹으로 치고 싶은 충동을 참고 손바닥으로 그를 때렸다. >는 허버트에 대한 회상 부분인 듯한데 실제로 누군가를 때렸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해서 뒷부분이 나왔을 때 바로 연결하지 못했다. 스스로 죽기를 결심한 사람은 모든 것을 체념하지 않나? 분노는 극렬한 감정 표현이다. 살아있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한 감정이 들끓는 마음을 안고 죽음을 선택할 수 있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시작을 봤는데, 이제 끝도 봤단다.

고함과 분노 P448


딜지는 콤슨가의 사 남매와 캐디의 딸인 퀜틴을 길렀다. 그들의 처음과 끝을 본 것이다. 아직 벤지도 있고 제이슨과 어머니가 남아 있는데 끝을 보다니? 하고 갸웃했다. 그러다 떠오른 내용 하나. 모리스 삼촌! 엄마가 자랑스러워하던 배스콤 가문의 사람! 제이슨이 가지고 있던 돈도 도둑 맞고, 직장도 잃고, 어머니의 돈도 사라지고 이제 몰락만이 남았다. 제이슨은 목화 시장에 투자를 한다. 하지만 당시에는 목화 사업은 하향세였다. 주식도 마이너스이다. 콤슨가의 미래는 예견되어 있었다.


읽는 내내 조각조각 난 시간을 이어 붙이려 무던히도 애를 썼다. 그러나 이내 포기를 하였다. 각 파트의 시점을 그냥 따라갔다. 마지막 3인칭 시점이지만 딜지의 시점인 이야기까지 모두 읽고 나서 시간을 재조립했다.


윌리엄 포크너는 「고함과 분노」는 자신의 머릿속에 그린 한 장의 이미지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이미지 속의 한 소녀는 외할머니의 장례식 때 배나무를 타고 올라가 그 상황을 형제들에게 알려주고 형제들은 소녀의 진흙 묻은 속옷 엉덩이를 올려다보는 것이다. 이 허구의 세계를 위해 요크너퍼토퍼 카운티와 제퍼슨 시를 만들고 그곳에 거주하는 콤슨가 사람들을 창조하였다. 구체적인 지도까지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콤슨가 사람들이 누구고 왜 소녀의 속옷에 진흙으로 더럽혀졌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느꼈을 때 이야기는 고함과 분노라는 장편 소설로 확장되었다고 한다.


하나의 이미지에서 장편소설로의 이어지는 사고의 확장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일까? 윌리엄 포크너가 살아있다면 물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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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집, 여성 - 여성 고딕 작가 작품선
엘리자베스 개스켈 외 지음, 장용준 옮김 / 고딕서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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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19세기의 여성은 자신의 목서리를 내기가 어려웠다. 여성 작가들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필명으로 활동하기도 하였다. 고딕서가에서는 당시 활약했던 여성 작가들 중 고딕 문학의 글을 쓴 작가들만으로 여「성 고딕 작가 작품선 공포, 집, 여성」을 내었다. 고딕서가의 숲속의 로맨스의 앤 래그클리프 또한 여성 작가이나 그녀는 고딕소설의 선구자로서 대표작으로 숲속의 로맨스 단독으로 출간하였다. 공포, 집, 여성은 각 작가들의 대표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공포』를 주제로 한 엘리자베스 개스켈의 「회색여인」은 가부장적인 사회와 질투 등 여러 복합적 상황에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는 결혼을 한 여인의 이야기이다. 남편을 따라간 곳에서 이상한 구조의 성에 갇혀 지낸다. 그곳에서 '아나'는 남편의 실체를 알게 되지만 혼자서는 벗어날 생각을 하지 못한다. '아망트'의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탈출을 한다. 남편을 피해 도망치는 과정에서도 '아망트'는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남장을 하고 '아나'의 머리카락을 염색을 하고 얼굴도 변장시킨다. 결국 이 모든 노력의 결과로 '아나'는 회색여인이 되고 남편으로부터 벗어난다. 「젠더」에 관해서도 관심이 있던 엘리자베스 개스켈은 이 글로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었을까? 극한의 고딕소설로 공포만을 주제로 했을까? 하고 고민해 보았다. 어쩌면 여성들도 '아망트'처럼 적극적으로 움직여 '아나'의 모습처럼 변한다면 남자들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아닐까 한다.


유령 깃든 『집』에서 일어난 미스터리하고 비극적인 이야기 「오키 오브 오키허스트, 팬덤 러브」는 제목이 너무 독특했다. 자신과 닮은 250년 전의 앨리스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지금의 앨리스는 과거의 일로 끊임없이 남편을 괴롭힌다. 궁금한 것은 과거의 앨리스는 왜 연인인 러브록을 살해했을까이다. 보통은 연인과 함께 남편을 살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앨리스는 그동안 교육받아 온 대로 남편을 영원히 떠날 수 없다 생각하고 죽음으로서 러브록을 소유하려 한 것은 아닐까? 지금의 앨리스는 너무나 자유로운 영혼이 결혼이라는 관습에 묶여 스스로를 부정하고 과거의 앨리스가 되어 폭발할 것 같은 자신의 감정을 남편에게 쏟아내는 것이 아닐까? 지금의 앨리스가 과거의 앨리스처럼 남자 복장을 하고 러브록이 살해된 곳으로 갈 때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이 그러한 이유이지 않을까 한다.


「변신」은 주인공이 남성이다. 하지만 철저히 무너진 남성이다. 자만과 방탕으로 돈도 자신의 모습도 잃게 된다. 마지막에 두렵지만 괴물에 맞서 자신의 것을 찾아온다. 메리 셸리는 남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철저히 무너지게 하고 극한까지 내몬다. 그리고 회개하게 한다. 여기서 괴물 난쟁이는 누구인가 하는 문제가 생긴다. 「변신」은 고딕 장르의 주된 소재인 '또 다른 자아'를 소재로 했다. 뒤틀리고 괴상한 모습의 괴물 난쟁이는 주인공의 또 다른 자아이다. 결국 그 자아와 싸워 승리한 후 참회하고 회개한다. 그는 거울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확인한다. 자신이 진정 변했는지 확인하고 싶었을 것이다.


작은 아씨들의 루이자 메이 올컷의 작품 「비밀의 열쇠」는 다른 작품들보다는 밝은 느낌이 든다. 그럼에도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 가문의 예어느 열쇠 등 고딕소설의 공식을 따르고 있다. 작은 아씨들, 작은 신사들, 조의 아이들 등으로는 자신의 강한 기질을 억누를 수없어 A.M.버나드라는 가명으로 고딕소설을 낸다. 비밀의 열쇠에서 루이자 메이 올컷은 작은 아씨들의 영향을 떨쳐내지 못한다. 강하고 확신에 찬 여성 케릭 대신 폴을 전면에 내세워 문제를 해결해나간다. 릴리언과 헬렌의 갈등도 폴에 의해 해결된다. 아마 그 시대상에 따른 어쩔 수 없는 분위기에 자신 나름의 타협점을 찾은 것이다.


다양한 모습의 이야기 4편은 여러 고딕 장르의 진수를 보여준다. 고딕 장르라는 것이 있는지도 몰랐던 때는 몰라서 보지 못했지만 그러한 장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지금은 또 다른 고딕소설을 찾아 읽고 싶다. 세 권의 고딕소설을 읽는 동안 느꼈던 팽팽한 긴장감, 서스펜스, 스릴은 기억에 오랫동안 남을 맴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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