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의 장원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8
윌리엄 허드슨 지음, 김선형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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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의 장원

윌리엄 허드슨 ㅣ 김선형 옮김 ㅣ 휴머니스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두 번째 시즌은 「이국의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다. 시리즈 중 한 권인 『녹색의 정원』은 받고 책 표지를 보는 순간 여름날에 시원함을 담은 한 폭의 그림을 선물받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표지 사진을 찍으려 하니 제목이나 글자들이 잘 보이지 않았다. 손재주가 없어 표지의 느낌을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여러 번 촬영한 사진 중에 제일 마음에 드는 한 장을 골랐다.


밀림이나 야생동물, 리마를 표현하는 글들이 한 편의 시를 읽는 듯 운율이 느껴져 글자들이 노래하며 춤을 추는 느낌이었다. 왜 그런지 가만히 생각해 보니 책을 읽을 때 얼마 전 읽은 「클래식 감상 수업」에 나왔던 음악들을 들으며 읽어서인듯했다. 클래식과 글이 더해지니 배경은 밀림의 숲인데 런던의 어느 무도회장에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잔잔한 클래식 선율이 흐르고 한편에서는 여인들이 부채를 나붓이 부치며 조용조용 대화를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신사들이 모여 한 남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고 있는 모습이 그려졌다. 고백하듯 이야기하는 독백 안에 귀족적 어휘들이 들어있어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다. 실제 윌리엄 허드슨은 영국으로 귀화하였다.


아델은 리마의 신비로운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고 리마는 아델의 귀족적 생각과 문명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서로가 사랑이라는 감정에 사로잡힌다. 「나의 숲, 나의 목소리, 나의 리마」라 부르며 소유욕을 보이는 아델에게는 밀림이 자신만의 장원이었다. 자신의 장원과 리마에게 보이는 소유욕과 정복하고자 하는 파괴적 욕구가 아벨을 망가지게 한 것인가?



어릴 때는 농촌과 어촌에서 자랐고 주위에 산들도 많아 자연을 충분히 누리고 벗 삼아 살았다. 세월이 점점 흘러 예전의 모습은 사라져가고 도시의 높은 빌딩과 아파트들에 둘러싸여 살아오다 청량한 자연을 접하니 옛날에 뛰어놀던 들판과 동네 야트막한 숲속으로 소환된 듯해서 밀림을 묘사하는 부분에서는 내내 즐겁고 행복했다. 답답한 도시 생활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다면 읽으면 좋을 듯하다.


50년간 '잊힌' 작가였던 윌리엄 허드슨의 녹색의 장원은 21세기에 들어서 새로운 읽기의 관점이 정립되자 재발견되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D.H.로린스가 숭모하고 사랑했던 작가의 작품이지만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글에 등장하는 밀림의 묘사나 동물들에 대한 표현이 세밀하다 생각했는데 실제로 아르헨티나의 광활한 팜파스의 자연 속에서 새와 야생동물들을 관찰하며 자라 박물학자가 되어서였다.


아벨과 리마의 사랑의 결말은 직접 읽지 않는 한 이해하기 어렵다. 작가의 열린 결말은 아벨의 이야기를 들은 친구의 생각이 궁금하여 상상력을 발휘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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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현 2023-07-23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녹색의정원 에나오는 삽입곡 정말 알고싶네요.
안소니퍼킨스가 직접 부르는곡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