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로 읽는다 중국 도감 - 슈퍼 차이나의 과거, 현재, 미래가 보인다! 지도로 읽는다
모방푸 지음, 전경아 옮김 / 이다미디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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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육지 면적 약 960만 평방킬로미터, 총 인구 약 14억 명, 22개의 성, 4개의 직할시, 5개 자치구와 특별 행정구. 아시아 최대 규모의 나라 중국을 나타내는 지표들이다. 국가의 규모 면에서만 보자면 중국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 최고다. 예부터 이웃하고 있는 나라임에도 지금처럼 중국이 낯설게 느껴지는 때는 없는 듯하다. 중국인들의 기름진 음식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양파라고 한다. 중국이란 나라는 마치 그들이 즐겨먹는 양파와 같다. 벗겨도 벗겨도 그 안에 숨어있는 비밀을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의 역사만 해도 그 방대한 양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중국사를 연구하는 학자들도 어려워할 정도라고 하니 일반인이 중국사를 바로 알기란 녹록지 않다. 우리가 알고 있는 중국이란 그저 수박 겉핥기 식에 불과할 따름이다.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발돋움하여 명실공히 G2의 반열에 오른 지금 중국에 대한 관심은 여느 때보다 뜨겁다. 전 세계가 중국을 배우고 싶어 한다. 전 세계인의 이런 욕구에 발맞춰 중국 내에서도 자국을 알리기 위한 노력이 한층 더 강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이란 거대한 나라를 한 번에 알기란 사실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큰 그림을 볼 줄 알아야 한다. 중국을 속속들이 알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이란 나라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각 지자체의 경제, 사회, 문화 등을 알아야 한다. 이렇게 큰 그림을 바탕으로 중국 바로 알기를 실천한다면 머지않아 중국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것이다. <지도로 읽는다! 중국 도감>이란 책은 그런 의미에서 적합한 책이 아닐 수 없다. 앞서 말한 것처럼 22개의 성, 4개의 직할시, 5개의 자치구 그리고 타이완, 홍콩, 마카오의 특별 행정구까지 34개의 퍼즐 조각처럼 쪼개어 구석구석 살펴본다. 베이징부터 시작하여 타이완까지 돌아보는 여정을 끝마쳤을 때는 그동안 몰랐던 중국에 대해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인구 구성원은 다양하다. 한민족을 포함하여 55개의 소수 민족이 각기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다.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은 대도시 문화권에서는 민족 간 특징이 뚜렷하지 않겠지만 지방도시와 같은 경우엔 여전히 그 특유의 민족성을 유지하고 있다. 거대한 육지 면적에 각기 분포되어 있는 만큼 기후, 문화, 지형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을 여행하는 동안 전혀 다른 도시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을 일컬어 '하나의 국가가 아니라 하나의 문명권으로 이해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작가의 말에 힘이 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거 중국에 대한 사람들의 이미지는 '땅만 클뿐 못 사는 나라'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지금의 중국은 전혀 다른 모습이다. 한강의 기적이라 불릴 만큼 우리나라는 한국전쟁 이후 급성장해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되었다. 현재의 중국은 과거 우리나라의 모습과 닮았다. 기적이라 불릴 수밖에 없는 급성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성장은 우리나라와 차원이 다르다. 성장 속도는 물론 그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국력은 인구 수에 비례한다'라는 말을 실감케 한다. 전 세계를 놀라게 하는 저력을 보여준 중국이다.

G2 중국의 현재의 목표는 더 이상 경제 성장이 아니다. 중국의 목표는 자국 내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일이다. 한국을 최초로 하여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는 '공자학원'이 그 첫 번째 신호탄이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지금은 할리우드 영화에서 중국의 문화코드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다. 중국의 문화 강진 전략이 통했다고 봐야 될까. 지금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에 발맞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팔색조처럼 다양한 색깔을 보여주고 있는 중국의 역사와 문화, 소수민족 사회를 이해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도와주는 책으로 <지도로 읽는다! 중국 도감> 이 책은 손색이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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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덕의 눈물 -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 우수상 수상작 시공 청소년 문학
정해왕 지음 / 시공사 / 2016년 3월
평점 :
품절


우리나라 전통음악 중에 '소리'라 일컬어지는 음악이 있다. 이는 다른 음악과 달리 그 안에 이야기를 품고 있다. 물론, 이야기가 빠진 음악이야 존재할 수도 존재해서도 아니 되겠지만 '소리'는 조금 남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그 이유는 그 안에 '한'이 서려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그 옛날 한민족의 역사가 그러했고 민중들의 삶이 그러했기 때문이다. 즉, '소리'엔 우리 민족의 한과 얼이 살아 숨 쉬는 음악인 것이다. 그렇기에 '소리'를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소리를 통해 나오는 이야기는 바로 내 삶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판소리 다섯 마당 중에 가장 애절한 정서를 담고 있는 작품이라 한다면 단연코 <심청가>를 들 수 있겠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동안 소소한 웃음거리와 익살스러운 면이 없지 않지만 전체적으로는 슬픈 비장함이 깔려 있다. <심청가>는 작가 미상의 한국 고전 소설인 <심청전>의 내용을 소리로 만든 것이다. <심청전>을 모르는 이가 과연 한국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만큼 책으로, 소리로 오랫동안 읽혀온 작품이며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작품이 지닌 감동을 선사한다.

최근의 추세는 고전 작품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움직임이 많은 듯하다. 음악, 소설,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다방면으로 선보이고 있다. 고전이라 함은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읽힌 작품을 일컫는 것이지만 현대인들에겐 다소 낯선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쉽게 읽히지 않는다는 의미일 텐데 고전의 재해석은 이런 측면에서 새롭다. 많은 이들에게 고전에 대한 관심을 높여주거니와 작품을 다른 시각에서 생각할 수 있게 해주며 원작을 한층 더 재미있게 해준다. 이 작품 <뺑덕의 눈물> 또한 그런 의미에서 높이사야 할 소설 작품이 아닐까 생각된다.

2010년 개봉한 영화 <방자전> 또한 고전의 재해석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심청전>과 쌍두마차 격인 고전 작품으로 <춘향전>을 들 수 있다. 우리가 다 아는 <춘향전>의 주인공은 단연 이몽룡과 성춘향이다. 두 남녀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가 주 내용이다. 그런데 영화 <방자전>은 여태 지켜온 <춘향전>의 불문율을 깨트려버린다. 영화의 제목에서처럼 영화의 주인공은 성춘향도 이몽룡도 아니다. 그들은 단지 조연에 불과하다. 이 이야기는 원작에서 눈에 띄지 않던 몽룡의 몸종인 방자의 시선으로 화자 된다. 이 얼마나 파격적이란 말인가. 우리가 알던 춘향과 몽룡의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가 훼손될 것에 염려되어 눈살이 찌푸려지는가. 영화 <방자전>은 그 나름대로의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를 갖고 있다. 아니, 영화를 본 개인적인 소감은 <춘향전>은 원래 <방자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마저 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뺑덕의 눈물>을 접했을 때 영화 <방자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소설 <뺑덕의 눈물>은 눈먼 아버지의 눈을 띄우기 위해 공양미 삼백 석에 인상 수에 몸을 던진 효녀 심청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날 인당수에 빠진 심청을 구하기 위해 바다에 뛰어든 뺑덕의 이야기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그녀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뒤로한 채 바다에 뛰어든 그날부터 뺑덕의 사랑을 오직 심청이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심청은 효녀 중에 효녀다. 하지만, 효녀라는 타이틀은 결국 제삼자인 우리가 만들어낸 허상은 아닐까. 눈먼 아버지를 봉양하기 위해 갖은 고생을 마다않던 심청의 본심도 과연 그러했을까. 어느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던 그녀의 효심은 이 소설의 본 모습을 드러낸다. '난 효녀 아냐. 그냥 나쁜 년이지'라고 고백하는 그녀가 진짜 심청의 모습은 아닐까. 충격적이면서도 한편으론 공감되는 그녀의 진심 어린 고백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다 아는 것처럼 심봉사와 뺑덕어멈은 부부의 연을 맺었다. 결국 심청을 이성으로 사랑했던 뺑덕의 마음은 남매 간의 사랑을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이었다. 공양미 삼백 석에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이의 효심 못지않은 애절한 사랑이 아닐까 싶다. 사랑해서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남매의 슬픈 사랑 이야기는 어느 소리꾼에 의해 이야기가 있는 음악으로 재탄생한다. 그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심청가>다.

영화 <방자전>만큼이나 재미있고 새롭다. 이 소설 또한 영화로 제작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소설을 읽는 내내  뺑덕과 심청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에 가슴이 먹먹했다. 결말을 미리 짐작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심 해피엔딩을 바래보았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해피엔딩이었으면 지금의 애절한 판소리 <심청가>는 탄생할 수 없었을 거라 생각하니 이 또한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그저 아쉬움을 달랠 수밖에 도리가 없다. 만약 기회가 된다면 다음엔 두 사람의 슬픈 사랑 이야기가 행복한 결말이 되는 또 다른 작품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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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독서 - 10분 만에 끝내는 1일 1권 책 읽기
이채윤 지음 / 시그마북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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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 않는 이상 내 손엔 책이 들려 있다. 이것은 내 '나름의 독서' 방법이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 남편으로, 아빠로, 회사원으로 숨 쉴 틈 없이 살아가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론 정말 책 읽을 시간이 없을 때가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두꺼운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읽을 여유가 없는 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 누군가는 말한다. 직장인들에게 독서는 사치에 불과하다고. 먹고살기 바쁜 요즘 같은 세상에 무슨 태평한 소리 하느냐고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사실은 그네들이 더 독서를 하고 싶어 한다는 걸 말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이들을 위한 책이다. 책 읽을 시간 없다는 핑계를 입에 달고 다니는 이들을 위한 완성맞춤 책이라고 해야 될까.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읽기 좋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마주치게 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한 주제들로 구성되어 있다. 생각, 자아, 관계, 성공, 미래라는 네 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각각의 테마에 맞는 총 70여 편의 책을 소개한다. 제목을 많이 들어본 베스트셀러 작품들도 있고 고전, 자기계발, 경제와 경영, 사회 그리고 미래에 관한 책들로 구성되어 있다. 현대인으로서 이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갖추어야 할 덕목이라고 표현해도 될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삼강오륜 같은 덕목은 아닐지라도 살아가기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 항목임에는 자명해 보인다. <생각하는 힘, 노자의 인문학>이 그렇고 <나는 오늘부터 나를 믿기로 했다>가 그렇고 <미움받을 용기>가 그렇고 <어떤 사람이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가>가 그렇고 <넥스트 컨버전스>가 바로 그렇다.


내가 나이기 위한 첫 번째 전제 조건은 바로 '생각하는 힘'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한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앞으로 한 걸음 내디딜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아란 생각의 힘에 의해 형성되고 조직화된다. 작은 생각이 모이고 모여 커다란 생각을 만들어 내고 그것이 곧 자아가 되기에 이른다. 생각은 무형의 자기 자신이다. <생각하는 힘, 노자의 인문학>은 그런 의미에서 깨달음을 준다. 생각의 크기에 따라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단순히 노자의 동양 사상만을 전하지 않고 같은 동양 문화권의 공자는 물론 프로이트, 니체와 같은 서양 철학자들의 사상과 접목하여 노자의 사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이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피와 살이 되고 생각의 지평을 넓혀준다.


생각의 지평이 넓어짐에 따라 그동안 보이지 않던 나를 발견하게 된다. <나는 오늘부터 나를 믿기로 했다>에서 성공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나에게도 그들이 갖고 있었던 자신감이 존재함을 깨닫게 된다. 자아의 발견이 곧 성공의 지름길이 됨을 알게 해준다. 자신감 넘치는 그녀들의 이야기는 어는 소설 못지않게 흥미진진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변화를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는 것이라 착각한다. 진정한 변화란 버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주변을 정리하고 나 자신을 정리하고 비움에서부터 출발한다. 그 이유는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것을 비워야 그 속에 새로운 것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잡동사니로부터의 자유>는 변화에 목말라 있는 우리에게 180도 다른 관점의 변화를 이야기한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직장 내 동료들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고민해 본적 있을 것이다. 관계 편에 소개된 책들은 모두 빠짐없이 읽고 싶어지는 책들이다. <직장의 神>, 미움받을 용기>, <굿바이 스트레스>,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부하직원이 말하지 않는 진실> 등 책 제목만으로도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어딘지 모르게 숙연함까지 느껴진다. 그만큼 울분과 비통 섞인 한때를 경험했고 하는 중인 이들을 위한, 관계 개선을 위한 처세술(?) 도서들이다. 그중에서도 아들러 심리학 붐을 일으킨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는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이은 국내에서도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인간관계에 얽힌 모든 심리적 고민들을 재치있게 풀어놓았다고 해야 될까. 아들러 심리학에 빠지게 만든다. ​

짧은 시간 동안 여러 권을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더불어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선연들의 글이라면 더더욱. 성공적인 삶이란 물질적 풍요만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책을 통해 얻게 되는 앎의 즐거움 또한 삶의 질을 높여주지 않을까.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 자기 '나름의 독서'를 통해 삶의 여유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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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빛나는 예외 - 일방통행에 들어선 청춘에게
전아론 지음 / 샘터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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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특별한 사람을 가리켜 '빛이 난다'라는 표현을 쓴다. '빛'이란 어디에서든지 항상 중심이 되어온 말이다. 그에 반해 '예외'라는 말은 주목받지 못함을 뜻한다. 그래서 '빛나는 예외'라는 말은 잘못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잘못된 말이 너와 나 그리고 우리를 가리키는 표현으로 사용될 때 이보다 적절한 말은 없다. 무엇 하나 닮은 구석 없이 각자의 개성대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모두 자신의 위치에서 '빛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가 주목받고 있진 못하다. 그렇기에 '예외'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예외'라는 말을 소외나 외톨이, 아웃사이더와 같은 표현과 동일시해서는 안된다. 엄연히 차이가 존재한다. 그 둘은 서로 다른 이름을 가진 동일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 모두는 특별한 '빛나는 예외'다. ​


'나는 OOO이다.'라고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을까. 100세 인생 3분의 1을 살아가고 있는 내 인생을 과연 단어 하나, 문장 하나로 정의하는 게 가능하기나 할까. 어불성설. 절대 불가능하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살면서 늘 나를 어떻게든 정의하려고 한다. 삶에는 어떠한 기준도 없는데 그 알 수 없는 기준에 나를 맞추려고 노력한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때론 산만하고 부주의해도 상관없다. 그런 것들이 모여 나란 사람을 만든다. 완벽해지려는 노력을 멈출 때 드디어 완벽해진다.

꿈. 전아론 작가의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생각한 것이다. 내 어릴 적 꿈은 무엇이었나. 20대 피 끓던 청춘시절 내 꿈은 무엇이었나. 결혼을 하고 아이의 아빠가 된 지금의 내 꿈은 무엇인가. 지금의 삶에 어느덧 안주해버려 내 꿈을 잃어버리고 살고 있진 않나 되돌아보게 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자신의 꿈을 좇아갈 용기가 지금의 내겐 있을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아니, 지금으로선 못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버리고 싶진 않다. 꿈을 잊어버리지 않고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다면 언젠가 반드시 기회가 오지 않을까. 나이가 걸림돌이 될 수 있을까. 새 삶을 시작하는데 늦은 나이란 없다. 단지 시작했느냐 하지 못했느냐가 중요할 따름이다.

'나는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다.'라는 작가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나란 사람을 한 단어, 한 문장으로 정의할 수 없듯이 단지 짧은 이야기 하나로 내 삶을 전부 말할 수 없다. 내 안에 담겨 있는 수많은 이야기들. 그것이 내가 살아온 삶이요, 앞으로 채워나가야 할 새로운 이야기다. 윤태호 작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미생>의 한 장면이 생각난다. 옥상에서 오상식 과장이 장그래에게 말한다. "이왕 들어왔으니까 어떻게든 버텨 봐라. 버틴다는 건 어떻게든 완생으로 나아간다는 거니까. 넌 잘 모르겠지만 바둑에 이런 말이 있어. 미생, 완생. 우린 아직 다 미생이야" 그렇다. 우리는 여전히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면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우리 앞에 어떤 이야기가 펼쳐져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를 써나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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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와 공자의 화해 - 21세기 중국은 왜 이 길을 선택했나 동아시아연구소 교양문화 총서 1
권기영 지음,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기획 / 푸른숲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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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와 공자. 언뜻 봐도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들이다. 하지만 이들 두 사람은 중국이란 거대한 나라를 설명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인물이다. 현대화 이전의 전통 중국을 대표하는 인물이 공자라면 마르크스는 사회주의 국가로서의 근현대의 중국을 대표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21세기 중국의 현재는 이 두 인물의 융합을 선도하고자 한다. 다시 말해, 전통 중국 공자 사상의 부활을 꾀하고 있다. 사회주의 체제 기반의 중국이 철저하게 부정해온 공자 사상을 국가 주석을 비롯하여 중국 전체가 재조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명실공히 세계 경제 대국의 자리에 오른 G2 중국이 미국을 넘어 세계 패권국이 되고자 하는 욕망에서 비롯된 것일까. 이 책은 중국의 이와 같은 행보에 초점을 맞춰 중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고찰한다.

차이나 파워가 갈수록 거대해지고 있다. 그 힘의 원천은 과연 무엇일까. 사회주의를 기반으로 한 중국의 정치 혁명일까. G2의 반열에 오른 신 중국 경제 성장일까. 아니다. 21세기 차이나 파워를 이끌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문화'다. 2천 년이 넘는 중국의 역사 속에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유구한 문화적 전통이 살아 숨 쉬고 있다. 방대한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전부 이해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중국의 역사와 문화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지고 있다. 영화, 뮤지컬, 연극, 공연 등 다양한 문화적 소재로 활용되며 안과 밖에서 중국 문화가 새로운 부흥기를 맞이하고 있다.

2004년 한국에 최초로 문을 연 '공자학원'은 중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자국의 문화적 전통과 사상을 전파하기 위한 국가적 홍보 전략이다. 무려 10년 동안 세계 123개국 465개의 공자학원이 문을 열었다. 이로 인해 전 세계 사람들의 중국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높다. 중국을 찾는 관광객의 수가 50만 명 이상으로 급증한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더불어 중국의 관광산업을 날이 갈수록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관광산업을 발전은 또다시 중국 전통문화의 부흥을 꾀한다. 문화를 앞세운 차이나 파워는 자국의 경제적 발전뿐 아니라 문화적 발전까지 선순환을 일으키며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킨다.

이와 같은 중국의 행보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게 되는 이웃 나라는 단연 한국이다. 북한을 사이에 두고 있다고는 하지만 중국과 한국은 예부터 같은 문화권에 속했다. 공자학원이 세계 최초 서울에 세워진 것도 그 이유가 아닐까. 가장 비슷한 문화권의 나라에서 공자사상을 홍보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한편으론 더욱 긴장해야 한다. 문화란 전파 못지않게 흡수가 빠르기 때문이다. 자국의 전통문화를 홍보하기 위해 물량공세를 앞세워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제는 중국 고유의 문화적 소재가 당연한 듯 여겨진다. 쿵후, 용, 팬더는 모두 중국을 대표하는 상징물이다. 그런데 이제는 너무나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이다.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 <쿵후 팬더>는 이 모든 것을 고루 갖추고 있다. 낯설게 느껴졌던 중국이 조금씩 익숙해져 간다. 점점 그 익숙함이 당연함으로 되어가는 것은 아닐까. 중국 전통문화에 맞서 우리가 전 세게에 보여줄 수 있는 전통문화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는 중국만큼 자국 문화 콘텐츠 발굴과 홍보에 힘을 쏟고 있을까.

마르크스가 손을 내밀고 공자가 그 손을 잡은 중국의 미래는 예측하기 어렵다. 그동안 감추고 있던 자신들의 모든 역량을 다 쏟아내려 하고 있다. 초고속 성장을 발판으로 이제는 문화 강국을 꿈꾸고 있다. 중국의 힘에 밀려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까지 그대로 이 땅에 묻혀버리는 것은 아닐까 걱정된다. 21세기는 문화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공자를 앞세운 전통문화 부흥을 꾀하는 중국을 본보기 삼아 우리의 역할을 되돌아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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