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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빛나는 예외 - 일방통행에 들어선 청춘에게
전아론 지음 / 샘터사 / 2016년 3월
평점 :
우리는 특별한 사람을 가리켜 '빛이 난다'라는 표현을 쓴다. '빛'이란 어디에서든지 항상 중심이 되어온 말이다. 그에 반해 '예외'라는 말은 주목받지 못함을 뜻한다. 그래서 '빛나는 예외'라는 말은 잘못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잘못된 말이 너와 나 그리고 우리를 가리키는 표현으로 사용될 때 이보다 적절한 말은 없다. 무엇 하나 닮은 구석 없이 각자의 개성대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모두 자신의 위치에서 '빛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가 주목받고 있진 못하다. 그렇기에 '예외'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예외'라는 말을 소외나 외톨이, 아웃사이더와 같은 표현과 동일시해서는 안된다. 엄연히 차이가 존재한다. 그 둘은 서로 다른 이름을 가진 동일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 모두는 특별한 '빛나는 예외'다.
'나는 OOO이다.'라고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을까. 100세 인생 3분의 1을 살아가고 있는 내 인생을 과연 단어 하나, 문장 하나로 정의하는 게 가능하기나 할까. 어불성설. 절대 불가능하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살면서 늘 나를 어떻게든 정의하려고 한다. 삶에는 어떠한 기준도 없는데 그 알 수 없는 기준에 나를 맞추려고 노력한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때론 산만하고 부주의해도 상관없다. 그런 것들이 모여 나란 사람을 만든다. 완벽해지려는 노력을 멈출 때 드디어 완벽해진다.
꿈. 전아론 작가의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생각한 것이다. 내 어릴 적 꿈은 무엇이었나. 20대 피 끓던 청춘시절 내 꿈은 무엇이었나. 결혼을 하고 아이의 아빠가 된 지금의 내 꿈은 무엇인가. 지금의 삶에 어느덧 안주해버려 내 꿈을 잃어버리고 살고 있진 않나 되돌아보게 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자신의 꿈을 좇아갈 용기가 지금의 내겐 있을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아니, 지금으로선 못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버리고 싶진 않다. 꿈을 잊어버리지 않고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다면 언젠가 반드시 기회가 오지 않을까. 나이가 걸림돌이 될 수 있을까. 새 삶을 시작하는데 늦은 나이란 없다. 단지 시작했느냐 하지 못했느냐가 중요할 따름이다.
'나는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다.'라는 작가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나란 사람을 한 단어, 한 문장으로 정의할 수 없듯이 단지 짧은 이야기 하나로 내 삶을 전부 말할 수 없다. 내 안에 담겨 있는 수많은 이야기들. 그것이 내가 살아온 삶이요, 앞으로 채워나가야 할 새로운 이야기다. 윤태호 작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미생>의 한 장면이 생각난다. 옥상에서 오상식 과장이 장그래에게 말한다. "이왕 들어왔으니까 어떻게든 버텨 봐라. 버틴다는 건 어떻게든 완생으로 나아간다는 거니까. 넌 잘 모르겠지만 바둑에 이런 말이 있어. 미생, 완생. 우린 아직 다 미생이야" 그렇다. 우리는 여전히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면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우리 앞에 어떤 이야기가 펼쳐져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를 써나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