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아름다운 이유 - 희망이 에너지인 사람들, 그 열정적인 삶의 기록
박승근 글.사진 / 푸르메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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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사진작가라는 걸 알고 있던 나는 처음 이 책을 받아들었을 때, 그저 그런 사진 책인 줄 알았다. 워낙 사진 책들이 많이 나오고 요즘은 또 아마추어들도 프로 작가와 다를 바 없이 멋진 사진을 찍곤 하니까 웬만큼 멋지지 않은 사진 책은 오히려 짜증이 날 정도다. 게다가 이름 좀 난 사진작가라고 매해 비슷비슷한 책을 찍어내는 것도 별로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KBS TV <포토다큐 사람들>의 촬영을 위해 만났다. 주인공 중에는 장애인, 노숙자, 스님도 있고 이제야 한글을 배우는 할머니들도 있지만,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자신이 열렬이 원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발산해내는 희망에너지였다. 그 에너지까지 카메라 렌즈로 담아낼 수 없었던 저자는 새로이 글을 쓰고 사진을 정리해서 이 책을 펴냈다. 이들의 희망에너지가 안팍으로 힘든 세상을 뜨겁게 달궈내기를 바랄 뿐이다.’  

그런데 이 책, 이 작가 좀 달랐다. 작가의 글에서부터 목차에서부터 그런 못 돼먹은 생각을 하고 있던 날 부끄럽게 만들었다. 이 책은 사진작가가 쓴 사진 책이지만 오히려 사람 냄새 물씬 풍겨 나오는, 우리 사람들 이야기였다.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만날 수 있는, 우리와 비슷한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장애를 가진 사람, 평범하지만 꿈을 갖고 사는 사람, 뭔가에 미쳐 이에 온 삶을 바쳐 사는 사람, 세상에서 말하는 성공과는 거리가 멀지만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나가는 지역 가수, 진정한 춤꾼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청소년, 가난한 이들을 위하는 무료병원, 고단한 삶을,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완행열차 등등, 우리가 쉽게 잊고 사는 우리의 평범한 삶이었다.  

“어떻게 살아야 될지를 왜 물어보는가!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하면 그렇게 살 것인가? 그렇게 살고 싶기는 한가? 그런 생각 자체가 필요 없어. 얽매이지 마라. 더구나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나? 세상 모두가 이미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다 알고 있어. 중요한 건 알고 있는 걸 실천하는 것이지.”  

성파스님의 한 말씀이다. 우리는 살면서 바쁘다고, 여유가 없다고, 우리 인생에서 뭐가 제일 중요한지 잊고 산다. 그리고 늘 남 탓을 한다. 내가 못하는 건 내 탓이 아니라고. 하지만 문제는 언제나 나이다. 알면서 실천하지 않는 내가 문제인 것이다. 나,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 계기를 만들어준 책이다. 간혹은 살살 달래며, 또 간혹은 따끔하게 나를 채찍질 하는 것 같다.  

“부처가 따로 있나? 실천하는 사람이 부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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