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의 마법사 네버랜드 클래식 24
L. 프랭크 바움 지음, 윌리엄 월리스 덴슬로우 그림, 김석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어릴 적엔 보고 싶던 만화를 못 보면 둑을 것 같았다. 생일 선물로 친구들한테 만화책을 사 달라고 애걸을 했었다. 만화 월간지가 나오는 매 월 첫 날이 되면 아침부터 서점을 몇 번씩이나 들락거렸다. 그리곤 가슴 벅차게 그 월간지를 끌어안고 집까지 뛰어오곤 했었다. 그런 어린아이가 어른이 되면서 만화가 별로 재미가 없어지기 시작했고 판타지도 별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이 작품, 어릴 때 읽었어야 할 작품인데 놓쳤다. 그래서 이런 어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숙제 삼아 읽었다. 그런데 이 작품이 1900년에 발표된 작품이라니 믿어지지가 않는다. 그야말로 제대로 된 ‘현실적인’ 판타지였다. 이런 어른도 즐겁게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좋은 고전이었다.  

주인공 도로시와 강아지 토토, 허수아비와 양철 나무꾼, 겁쟁이 사자를 비롯 마법사 오즈와 날개 달린 원숭이들, 들쥐들 모두 모험과 환상의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또한 우리도 함께 길을 가고 함께 모험을 겪고 함께 고생을 한다. 그만큼 우리에게 전혀 낯설지 않은 모습이다. 또한 이 모든 것이 멋진 환상의 세계에서 펼쳐진다.  

어느 날 낯선 곳에 떨어지게 된 도로시, 우연히 못 된 마녀를 해치우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길을 떠난다. 길을 가다 만나게 된 허수아비는 머릿속이 밀짚이라서 뇌를 갖고 싶어한다. 하지만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좋은 생각을 해내는 건 바로 그다. 양철로 된 나무꾼은 마음을 갖고 싶어한다. 하지만 벌레도 밟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슬픔에 눈물짓는 건 바로 그다. 겁쟁이 사자는 겁이 많아 용기를 얻고 싶어하지만 위험한 순간에 앞장을 서는 건 그다. 도로시와 일행은 마법을 가진 오즈 마법사에게 마법을 부탁하러 가지만 그의 마법보다 오히려 힘을 합쳐 못 된 마녀를 물리치고 원하는 걸 얻는 건 그들 자신들의 힘에 의해서다.  

그런 면에서 상징적인 이 작품의 힘이 발휘된다. 우린 이미 많은 것을, 많은 잠재력을 갖고 있다. 우리가 뭔가를 더 원한다는 건, 우리가 이미 어느 정도는 그렇다는 것을 알려준다. 우리에게 중요한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도로시는 온갖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고 앞으로 향하고, 허수아비는 똑똑하지 못하다는 생각에 더 생각을 하게 되고, 마음이 없다는 생각에 더 착한 일을 하려고 애쓰는 양철 나무꾼은 남들을 끊임없이 배려하고, 겁쟁이 사자는 점점 더 용기를 내게 된다.  

그 시대에 드러내놓지 않고 이렇게 아이들에게 환상의 나라를 통해 모험을 꿈꾸게 하고 희망을 갖고 노력하는 아이들 모습을 자연스레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 나왔다니 놀랄 일이다. 재밌기도 하면서 교훈도 얻을 수 있는 환상 동화, 오즈의 나라로 떠나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