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구해줘 문학동네 청소년문학 원더북스 6
로맹 사르두 지음, 전미연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우리가 기독교 신자이건 아니건 크리스마스는 이제 우리에게 어느 정도는 마법을 지닌 말이 되었다. 어린 자녀를 두고 있는 집에서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고 젊은이들에겐, 특히 연인들에겐 사랑의 마법을 일으키는 어떤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린 손꼽아 크리스마스 이브를 기다리고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대하는 게 아닐까. 내가 꼬마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책 한 권씩을 준비하는 것도 아이들이 그런 작은 마법을 믿길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크리스마스가 위험에 빠졌다! 크리스마스 아침에 일어났는데 양말이 텅 비어있으면 얼마나 그 상실감이 클 것인가. 그래서 글로리아가 나섰다. 크리스마스를 구하려고. 글로리아는 어린 딸 조와 함께 발머 경의 집에서 일을 하는 집사 겸 파출부 겸 요리사 겸, 기타등등이었다. 원리 원칙을 중요시여기고 예의범절이 몸에 배고 온갖 일에 부지런을 떠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일꾼이었다. 더구나 누구보다 현실주의자였던 그녀가 크리스마스를 구하러 떠나게 된 건 다 옆집에 이사 온 아리만 남작 때문이었다. 조금씩 세상을 검게 물들이려는 그에 맞서 싸우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는 마법이니까. 그 마법을 믿고 모험을 하다 보면 결국 모든 게 다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겠는가. 그러면서 온갖 모험이 벌어진다. 아리만 남작의 일에 방해가 되는 글로리아 때문에 발머 경의 집까지 파산하고 위험에 이르지만 글로리아가 크리스마스를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동안 발머 부인은 또 아이들을 지킨다.  

이 작품엔 환상이 기묘하게 현실 속에 자리 잡고 있다. 동화적인 요소가 우리의 마음을 움직인다.  

‘발머 부인을 보면 마치 예전 글로리아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그녀는 조와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좋은 것을 먹이기 위해 어떤 고생도 마다하지 않았다. 단돈 몇 페니를 받고 리넨 제품의 세탁과 관리를 돕고, 며칠 밤을 새워 냅킨 수선을 하고, 자신을 가난하고 만만한 시골 아낙쯤으로 여기는 늙은 부르주아 영감들(그녀가 데이비 발머 경의 아내라는 사실을 이 영감들이 알았다면 어떻게 됐을까?)을 상대로 책을 읽어주곤 했다. 이렇게 살면서도 그녀는 한 마디의 불평도, 항의도 하지 않았다. 가족을 위해 기적을 만드는 것, 그녀에게 중요한 건 이것뿐이었다. ‘하루하루 버텨가면 돼’라고 그녀는 말했다.’  

마법을 믿으면 그 믿음이 현실이 된다. 이 작품이 알려주는 교훈이다. 우리, 아무리 현실이 힘들고 고돼도 마법을 잃지 말자. 마법을 믿고 모험을 떠나보자. 그러면 나의 크리스마스를 구하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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