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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도서관 ㅣ 징검다리 동화 6
김하늬 지음, 이형진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08년 11월
평점 :
어릴 적에 우리와 무척 다른, 특이한 친구 하나 때문에 함께 다니던 친구들이 모두 고생한 적이 있었다. 뭐든 제멋대로고 뭐든 자기 마음대로 해야 하는 친구였다. 그때 한 친구의 엄마가 해주신 말씀이 아직도 내 마음에 남아있다. 물론 나이 들면서 안 지킬 때가 더 많긴 하지만. “이런 친구는 이렇게 사귀고 저런 친구는 저렇게 사귀는 거야. 다르다고 무조건 친구 안 한다고 하면 정말 친구 못 사귈 거야.” 이 말씀은 우리 모두 다르기 때문에 적당히 타협도 하고 양보도 하고 친구를 마음에 들건 안 들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일 게다. 하지만 그게 얼마나 어렵냐고. 안 맞는 친구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고 힘들고 지친다. 지금도 친구라는 개념이 확 다가오지 않을 때도 있다. 나이나 지방, 하는 일에 상관없이 마음 맞고 뜻이 통하면 친구라고 생각하는 나하고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친구 도서관이란다. 얼마나 매력적인가. 도서관에 가서 마음대로 친구를 고른다? 더구나 그 도서관은 세상에서 가장 멋진 친구를 만들어준다는 도서관이다. 진규는 시골에서 살다가 얼마 전에 서울로 전학을 왔다. 하지만 친구 사귀기를 좋아하는 진규는 친구하자고 제안했던 아이들한테 모두 거절을 당한다. 동네가 달라서, 학교가 다르니까, 같은 학년이 아니라서, 친구가 이미 있어서 등등 이유도 다양하다. 그렇게 원치 않는 왕따가 되어버린 진규는 어느 날 한 아이에게서 ‘친구 도서관’에 관한 얘기를 듣고 찾아간다. 그곳은 이상한 할머니가 하는 기차 도서관이었는데, 책 읽는 도서관이 아니라 책을 고르듯 친구를 골랐다가 마음에 안 들면 반납하고 다시 다른 친구를 빌리는 곳이었다.
그곳에선 가입 숫자로 이름을 대신하는데 오륙이가 된 진규는 도서관에서 봉사를 하는 공팔이를 알게 되고 행방불명된 팔오를 찾으려는 육육이를 만난다. 알고 보니 모두들 한때 왕따였던 아이들, 생각보다 친구 도서관에서도 친구 사귀기가 쉽지 않은 것, 생긴 것만큼이나 이상한 성격의 관장 할머니, 그리고 다른 이상한 점들 때문에 아이들은 모험을 하게 된다. 그러다 불이 난 도서관, 그리고 도서관의 숨겨진 비밀과 관장 할머니의 속셈이 드러난다…
도서관이 불타고 난 뒤 얼마 후에 다시 만난 아이들은 이제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들은 학년도 다르고 학교도 다른 진규, 기태, 영지였다. 영지의 말에서 결국 친구란 건 도서관에서 그렇게 입맛대로 고르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힘 안 들이고 쉽게 친구를 고르려고 했으니까.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는 것처럼 친구를 골랐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금방 다른 애를 만나고, 함부로 버렸어.”
친구 관계에서도 우정을 유지하는 면에서도 아이들은 서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작품이다. 결론? 이 셋은 이미 결론에 도달했다. 친구가 되었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