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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일로 - 서돌 어린이문학 01
필리스 레이놀즈 네일러 지음, 이강 그림, 국지수 옮김 / 서돌 / 200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 아이라면 누구나 강아지를 좋아할 것이다. 또 한 마리쯤 키워보고 싶어할 것이다. 친구처럼 함께 뛰어놀고 함께 보듬고 함께 지낸다면 얼마나 좋을까. 요즘 한국에선 대부분 아파트 생활을 하니까 집에서 강아지를 키우는 건 참 힘든 일이다. 그래서 대부분 부모가 말리는 경우가 많겠다.
마티는 부모님과 여동생 둘과 살고 있는 소년이다. 할머니가 많이 아프셔서 병원에 계시기 때문에 많은 돈을 병원에 보내느라 생활은 늘 빠듯하다. 그래서 강아지를 키울 엄두도 못 낸다. 먹을 것도 남으면 버리는 대신에 다음 끼니에 다 먹곤 하는 부모님의 알뜰함을 알고 있기에 마티와 어린 두 여동생은 너무 강아지를 키우고 싶지만 키울 수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마티는 자신을 따라오는 어린 비글 개를 만난다. 알고 보니 동네 술주정뱅이 져드 아저씨네 사냥개인데 늘 발로 채이고 사냥할 때도 도망을 나오는 겁쟁이 녀석이다. 그런데 녀석과 몇 번 놀고 나서 또 비글이 도망쳐 나오자 마티는 몰래 샤일로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집 앞의 산에 임시 천막을 쳐서 개집까지 마련해주고 자신의 식사에서 조금씩 떼어 녀석을 먹인다. 시간이 날 때마다 그곳에 가서 샤일로와 함께 놀면서 너무 행복해하고 샤일로도 마티를 무척 따르게 된다. 그렇게 서로 정이 든 것이다.
‘나는 아무 개나 원하는 게 아니다. 내가 원하는 개는 샤일로 뿐이다. 샤일로한텐 내가 필요하니까. 그것도 아주 절실하게.’
처음으로 자신만의 비밀을 갖게 된 마티는 할 수 없이 거짓말을 하게 되고 거짓말은 자꾸 불어만 간다. 그러던 사이 다른 집의 사나운 개가 울타리를 넘어 들어와 샤일로를 공격하게 되고 병원으로 데려가게 된다. 그 사이 부모님도 알게 되고 치료를 다 하고 나면 져드 아저씨에게 다시 데려다 주기로 한다. 하지만 마티는 그냥 샤일로를 보낼 수 없었다. 그래서 져드 아저씨하고 담판을 지으러 가는데, 사냥 금지인 사슴 사냥을 하는 져드 아저씨를 보게 된다.
마티는 결국 40달러어치 일을 해주기로 하고 일이 다 끝나면 샤일로를 주겠다는 아저씨 말에 하루에 2시간씩 꼬박 밭도 매고 청소도 하고 옥수수도 거둬들이는 등, 힘든 일을 한다. 중간에 아저씨가 그렇게 일해 봐야 자신이 약속을 안 지키면 그만이라는 등의 협박을 하지만 마티는 이에 굴하지 않고 일을 마친다. 그러면서 조금씩 세상을 이해하게 된다.
‘나는 하늘이 점점 더 자줏빛으로 변하면서 어둠이 몰려오는 걸 바라보았다. 그리고 세상에 모든 일이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져드 아저씨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내가 이제 내 개가 된 샤일로까지도 말이다.’
결국 아저씨는 약속을 지키고 부모님까지도 마티의 열정과 끈기에 샤일로를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니까 그건 열한 살짜리 아이에게 대단한 일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내가 샤일로를 구해냈다는 사실과 세상을 보는 내 눈이 조금은 넓어졌다는 사실은 생각할수록 기분이 좋다. 그건 열한 살짜리 아이에겐 정말 대단한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