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선생님 구출작전 채우리 저학년 문고 3
김하늬 글, 허구 그림 / 채우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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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담임선생님이 아기를 낳으러 가신 동안 새 선생님이 오셨다. 처음부터 바보 같이 등장해주셨다. 김꼭지라고 칠판에 이름을 쓰자마자 교실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영악할 대로 영악한 요즘 아이들은 선생님의 성의 없는 뻔한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지 모두들 대부분 정답을 알고 있다. 일부러 영악하려고 한 건 아니다. 세상이, 학교가 그렇게 만들었을 뿐이다. 왜냐? 선생님도 그저 직업일 뿐이고, 아이들은 그런 뻔한 태도를 너무나 잘 캐치한다.

그래서 그저 그렇게 “우와~”, 그저 그렇게 “네~”라고 대답하는 것이다. 왜냐? 그냥 물은 건데 다른 아이들과 다른 대답을 할 수가 없는 거다. 안 그러면 당장 튀니까. 튀면 그 뒷감당까지 해야 하는데 그게 어디 쉽나. 그러다 왕따 된다. 그래서 조금만 무리에서 벗어나면, 조금만 다르게 보이면 안 되는 거다.

그런데 김꼭지 선생님은 흠칫 떨리는 어깨를 원두에게 들켰으면서도 “이 녀석들, 팝콘이 튀는 것 같구나. 그래, 웃자.” 하며 신나게 아이들과 생활을 한다. ‘새들처럼’ 즐겁게 생활하려고 한다. 한 사람 한 사람 진심을 다해 대하려고 하는 태도는 다름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인 것이다.

기간제 선생님이라는 건 선생님들도 아이들도 뭔가 2% 부족한 듯 여기게 하는 뭔가가 느껴지지 않는가. 그저 그런 수많은 아이들 가운데 왕따가 있고 바보가 있듯이 선생님도 그런 거다. 하지만 선생님은 갖춘마디가 있고 못갖춘마디가 있듯이 우리 모두 다를 권리가 있다는 걸 보여준다. 그건 다른 마디들이 합쳐져서 친구가 되면 되는 거다. 선생님은 원두와 맹국이에게 그걸 가르쳐주고 떠나가신다. 종이꽃이 활짝 핀 걸 알아봐주신 것이다.  
 
‘나는 교무실을 뛰쳐나왔다. 내 눈 속에 눈물이 가득 들어찼다. 나는 고개를 치켜들고 눈을 깜박였다. 거짓말처럼 눈물이 다시 들어갔다. 감쪽같았다. 2학년 2학기 때, 나 혼자 밥을 먹고 혼자 학교에 가고 올 때마다 배운 기술이었다. 엄마가 오늘 학교에서 잘 지냈냐고 물을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며 써먹은 기술이었다. 나는 씩 웃었다. 나는, 괜찮았다.’

원두는 왕따 선생님을 구출하면서 결국 자신을 구출하고 맹국이를 다시 명국이로 돌려놓는 용기를 얻는다. 

오랜만에 정말 즐거운 요즘 동화를 만났다. 그러면서도 가슴 찡한 동화를 만났다. 그래서 이 책을 모르는 친구들에게 꼭 얘기해주고 싶다.

“만약 당신이, 당신의 아이가 못갖춘마디라면, 그건 당신이, 당신의 아이가 바보라서가 아니에요. 그저 다르기 때문이랍니다. 언젠가 당신의 뒷마디를 만나게 되면 그땐 온전한 마디가 되는 거예요. 좌절하면 안 돼요. 언젠가, 어디선가 당신도 당신의 뒷마디를 만날 거예요. 그게 책이든, 음악이든, 춤이든, 친구든, 연인이든… 뭐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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