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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방울의 피 ㅣ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
엘리에트 아베카시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책을 읽는 내내 마치 영화 <인디아니 존스>나 <툼레이더> 같은 추리 영화를 보는 듯했다. 어쩌면 다른 고대 유물 발굴 작업과 관련 있는 영화를 더 닮았을 지도 모르지만 최근에 그런 영화를 보지 못해 더 비슷한 비교는 못하겠다. 하지만 그만큼 두꺼운 책이지만 마치 영상물을 보듯이 뛰어난 비주얼적인 작품이었고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작품이다.
이 작품은 작가의 전작 <쿰란>과 <마지막 부족>의 시리즈물 격으로 나온 작품이라고 한다. 전작을 못 읽었지만 그래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거꾸로 이제 <쿰란>을 읽어도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고대 유물 작업 도중에 작업을 주도하던 교수의 살인 사건이 일어나자 비밀경찰은 동굴 속에서 은둔생활을 하는 필사생 아리에게 도움을 청한다. 은둔생활을 하는 백 여명의 에세네인들의 메시아로 지칭된 아리는 그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세상 밖으로 나온다.
살인 현장에 있었던 일곱 방울의 피는 고대에서 소를 제물로 바치던 제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이번엔 유물 발굴을 하던 교수가 제물이 되었던 것이다. 아리는 조사 첫 단계에서 발굴단에 있던 제인을 재회한다. 아리는 사람들 얼굴에서 주름살에 비쳐드는 글자를 해독하는 신비한 능력을 우리에게 드러내는 동시에 2년 전에 <쿰란> 사건 이후 떠났던 제인을 보면서 다시 혼란을 느낀다. 신의 부름, 한 부족을 위한 메시아, 사건을 해결하려고 고대 두루마리를 해석하는 고대학자 그리고 민간인에 대한 사랑으로 혼란스러워하는 아리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신비한 제식, 또 다른 살인 그리고 도망과 추적 등 긴박하게 돌아간다. 또한 살해당한 교수가 마지막으로 손에 넣었던 은 두루마리를 둘러싼 또 다른 이야기는 고대 시대로 돌아간 듯 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킬 정도로 흥미롭다.
‘그 어느 때보다 고독하게, 더없이 깊은 절망 속에서, 나는 내가 가야 할 곳을 향해 서 있었다. 유다 사막, 쿰란이라 불리는 장소, 사해 가까이의 그곳을 향해.’
실제로 벌어지는 일은 조마조마했지만 아리가 읽어 내려가던 은 두루마리의 내용은 그에 못지않게 긴박했다. 종교가 뭐고, 부족이 뭐고, 왕과 교황 그리고 그를 둘러싼 기사단이 다 뭔지… 또 성전을 재건하기 위해 숨겨 놓은 보물을 찾아가는 과정, 있을까 없을까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마침내 드러나는 반전 아닌 반전…
‘그의 가슴속에 기독교 교회에 대해 한 치의 증오도 없는지, 그가 십자가를 사랑했는지 마지막으로 고위 성직자들이 물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그것을 저는 사랑하지 않습니다. 우리 육체를 태우는 불길을 어찌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아드헤마르가 대답했다.
눈물에 잠긴 그의 눈이 빛났다……’
너무 신비감을 강조하려다 보니 사랑의 감정을 얘기할 때, 너무 순수한 열정 그리고 그에 따른 고민과 혼란 등에 대해 일말의 거부감이 일었지만 기독교의 수많은 분파, 말로만 듣던 바리새인이니 사두개인이니, 많은 부분에 대한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갑자기 고대 유적을 찾아가는, 최근의 영화들을 찾아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