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겐 남자가 필요해
한경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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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김건모, 신승훈, 임창정, 쿨 등등의 가수들과 작업한 작사가 한경혜 씨의 장편소설이다. 작사가로서 상도 많이 수상한 작가는 2001년 ‘벌써 일 년’으로 SBS 최고 작사가상과 서울가요제 올해의 작사가상을 수상했다. 이 상들이 말해주듯이 그녀의 말맛은 이 소설에서도 빛을 발한다. 재밌고 즐겁고 쿨하다. 더구나 그녀가 작사한 노래들을 수록한 CD가 부록으로 책에 붙어있다.

그런데 책은 현대를 잘 그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로맨스 냄새가 더 많이 난다. 현대의 돌아온 싱글의 현실, 딸은 둘이 있어도 되는데 아들이 있어서 재혼정보회사에 등록도 안 되는 막 사십 살이 된 여자의 심리와 사랑 그리고 감초 같은 열 살 아들의 이야기가 축구공과 하이힐의 아이콘과 함께 하나씩 펼쳐진다.

아이는 열 살에 사랑을 시작하고 여자의 전남편은 재혼을 하고 여자는 한 남자와는 함께 일을 하다 그냥 술김에 ‘한 번 자주고’ 다른 남자와는 연애인듯, 아닌 듯한 연애가 시작된다. 여자의 한 친구는 남편과 딸이 있지만 연애를 하기도 한다. 독신의 교수 친구는 아이가 둘이나 딸린 남자와 결혼을 하려고 한다. 나이가 든(!) 연애답게 그들의 연애는 적나라하게 펼쳐지기도 하고 연애 초보 시절의 설레임도 동반한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은 돌아온 싱글에게도 마찬가지이고 사십에도 마찬가지인 것이 여자다. 그런데 그런 여자에게 남자들은 자유로우라고 한다. 그저 단발성의 연애나 하자고 한다. 연애가 결혼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보수적인 생각을 가진 여자는 지금 연애하는 남자에게도 자신은 ‘연애의 파트너’일뿐 결코 자신을 ‘인생의 파트너’로 받아주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랑과 결혼을 연계하는 게 스타일인 여자에게 숱하게 다가오는 남자들은 사랑만 하자고 할 때 결국은 해결책이 이별 밖에 없나… 여자는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열 살짜리 아들이 친구처럼 옷차림에 대해서도 연애를 할 때 여자가 취해야 할 태도를 얘기해주는 것도 어쩌면 작가의 실제 얘기인지도 모른다. 그처럼 조숙한 아들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어쩌면 실제적인 이야기일지도 모르는 그 부분이 걸렸다. 재밌으면서도 불편한 그 무엇이 느껴졌다. 그녀의 생각이나 행동을 이해하고 공감하면서도 말이다. 어쩌면 현실에선 너무나 사람 만나기가 어려운데 그렇게 쉽게, 더구나 그렇게 멋진 남자를 만나고 연애하고… 어쩌면 그런 게 나도 모르게 부럽게 느껴지고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연애와 사랑, 결혼은 싱글에게나 돌아온 싱글에게나 여전히 어려운 것 같다. 만나는 사람이 다르고 만나는 사람마다 다른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벌써 일 년’의 노래가 들린다. 이제 봄이다. 이 세상의 모든 싱글들이 자신에게 딱 맞는 사랑을 찾길 바란다. 아니면 맞춰 가는 사랑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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