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체리를 먹을까?> 서평단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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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체리를 먹을까?
페트릭 띠아르 지음, 이선혜 옮김, 바로 그림 / 그린북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 서평단 책입니다. ^^
이제 21개월 된 말 무지 안 듣는 울 조카 때문에 자꾸 유아 책에 눈이 간다. 원래도 일 때문에 동화나 청소년 책을 많이 보긴 하지만 유아 그림책은 정말 울 조카를 위해서다. 녀석이 책을 좋아하긴 하는데, 책을 보는 주된 재미는 아직도 책장 넘기는 재미다. 언니는 아니라고 바락바락 우기지만 내가 보기엔 그 이유뿐인 것 같다.
그래도 요즘은 자기가 보고 싶은 책을 꺼내 바닥에 내려놓고 언니, 형부 그리고 나 가운데에서 한 명의 손을 잡아끌고 가 가리키며 얘길 하란다. 우선순위 3순위인 난 자주 안 뽑힌다. 그래도 어쩌다 한번 뽑히면 영광이라 아무리 피곤해도 가서 앉아 책을 함께 보며 이야기를 해준다. 예쁜 녀석~!
그래서 조카 책을 고를 땐 색상이 진하고 밝은 책에 눈이 간다. 그림도 단순화 되어있으면서도 물체가 크고 밝게 표현된 책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래야 녀석이 책을 넘길 때 넘기는 재미뿐만 아니라 조금이라도 그림에 시선을 줄 것 아니겠는가. 어른인 내가 보기엔 파스텔 톤이면서 잔잔한 그림이 더 보기 좋아도 말이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었다. 빨간 색상의 탁자보에 놓여있는 커다랗고 빨간 체리 한 개. 게다가 까마귀도 나무도 사람도 모두 색상도 진하고 각각의 특징을 잘 살린 그림들이다. 또한 누가 체리를 먹을까라는 질문은 마치 유아를 위한 추리 같아서 마지막까지 설레며 그림을 보고 얘기를 해줄 수 있다. 감정까지 넣어 읽으면 정말 조마조마하기까지 하다.
맨 마지막의 반전은 아이들이 깔깔대고 웃을 수 있는 기막힌 반전이다. 어떤 일이든 아무리 정성을 들이고 조심하고 예방책을 취하고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해도, 어쩌면 이 세상엔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일이 흘러가는 일도 많다는 것을 암시하는지도 모른다. 세상엔 그런 예기치 않은 일, 기가 막힌 일, 어이없고 억울한 일도 많은 법이니까… 재미있고 현실적인 교훈이랄까…
“안녕하세요? (...) 제 이름은 조르쥬예요. 아저씨는요?” 크하하하…
지난주에 서울 올라가서 책 보여줬더니(!), 눈을 동그랗게 뜨고 본다. 책장은 자기가 넘겨야 직성이 풀리고. 다 보고 나서 빨간 반쪽짜리 사과 쿠션을 가져오는 걸 보고 기절하는 줄 알았다~! 그 안에도 '조르쥬' 녀석이 들어있으니까. 음... 이런 효과를 내다니, 좋은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