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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 나에게 찾아온 변화의 순간
찰스 데커 지음, 지소철 옮김 / 북하우스 / 2007년 3월
평점 :
요즘 리셋이란 단어가 대세인가 보다 싶을 만큼 리셋에 관한 책이 많이 보인다. 그만큼 사회가 빠르게 변하면서 우리도 그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필요 때문이 아닌가 싶다.
가정생활 뿐 아니라 사회생활도 그렇고 인간관계도 그렇듯이 시간이 가면서 우리는 쉽게 매너리즘에 빠진다. 새로운 것도, 일도 시간이 흐르면서 익숙해지고 습관이 된다. 그러다 보면 서로 식상해지고 발전도 없어진다. 그러다 외부의 새로운 자극이 들어오면 거부 반응을 일으키거나 그 자극을 최소한으로 줄이려는 수동적인 자세, 또는 자신을 보호하려고 방어벽을 쌓는다. 점점 들어가는 나이도 그런 면에 한 몫 한다. 직장 생활을 오래 한 것도 아니고 결혼해서 자녀가 있는 것도 아닌데도 벌써 변화가 싫으니 어찌 하랴... 그저 안주하고 싶다는 생각뿐인 차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물론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내가 당장 변화를 쉽게 받아들이고 내 인생을 리셋해 당장 큰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생각해볼 계기가 되어 자그마한 도움이 되었다는 얘기다.
이 책은 쉽고 재밌게 써진 상황 설정 소설이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현실적인 소설이라고나 할까. 한 회사에서 벌어지는 변화에 기존 직원들, 새로운 개발을 추진 중인 스카우트된 직원, 새로 취임한 사장, 그리고 새로 입사한 신입사원 등의 관계를 통해 회사가 변하고 정책이 변화를 일으키는 가운데 각자가 어떻게 반응하며 대응하는지를 그렸다. 헐리우드식의 갑작스러운 폭발과 갈등, 깨달음 그리고 해피엔딩의 수순을 밟고 또 좀 진부한 교훈적인 자세 등이 나오긴 하지만 변화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볼만한 기회가 되겠다.
사회생활의 전형적인 모습에 미소가 배어나왔다. ‘항상 어떤 식으로든 그녀의 성질을 긁어대는 한마디로 짜증나는 인물’의 전화에 데이너는 ‘짐짓 쾌활한 목소리로 싫은 내색을 애써 감추며 전화를 받았다.’ 똑똑한 신입사원의 말에 힘을 얻는 데이너. ‘자기 비하란 자신을 낮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 대해 덜 생각하는 것이다.’ 또 똑똑한 신입사원은 계속한다. 참 아는 것도 많지. “전 사람들이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스스로에게 진실하다고 믿어요. 다만 어떤 사람은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면 잃어버린 것만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모든 것을 다 잃었으니 앞으로 얻게 될 것을 생각하죠. 상황에 대한 시각 차이인 것 같아요.” 회사의 리더도 할 말이 있다. “나는 회사의 리더예요. 문제가 생겼을 때 문제의 소재를 찾기보다는 해결점을 찾는 것이 바로 리더이구요.”
이야기가 끝나고 맨 뒤에 ‘리셋을 위한 자가진단’이 있다. 난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데이너다. 일하기 싫어 둑겠다. 월급 받는 것만 좋다. 이 글을 우리 회사의 누군가가 읽는다면? 하지만 아직은 출근 시간도 잘 지키고 하루하루 불평만 하지는 않는다.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사람들은...
1. 출근 시간이 점점 지켜지지 않고 있다. -> 출근 시간은 잘 지킨다.
2. 예전과 다르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나에게 맞는 일일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든다. -> 예전에도 지금도 이 일이 나에게 안 맞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3. 내 직업의 발전을 위한 별도의 자기계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 공부하기 싫다. 놀고만 싶다.
4. 직장 내에서 되고 싶은 역할 모델이 없다. -> 없다. 엄마닭이 나가고 나서는 아무도.
5. 일하고 있는 시간에 비해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 그렇다.
6. 회사에서 멍하니 웹서핑을 하며 보내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 그렇다. 시간만 나면 웹서핑이다. 시간이 안 나도 쪼개서 한다. 미쳤다.
7.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5년 후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 -> 그려진다. 당연히 퇴사했을 것이다. 그리고 월급을 후회하고 있겠지.
8. 늘 하는 일인데 더 힘이 든다는 기분이 든다. -> 그럴 때가 있다. 예전엔 쉬웠는데, 이젠 긴장해야 하는 일이 싫다.
결론: 큰일 났다. 나, 리셋 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