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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의 심리학 - 성공하는 사람은 화내는 법이 다르다
비벌리 엔젤 지음, 김재홍 옮김 / 용오름 / 2007년 1월
평점 :
비벌리 엔젤은 화와 학대, 여성, 인간관계 문제에서 국제적 권위를 인정받는 심리치료사라고 한다. 미국과 캐나다 방송에 출연하기도 하고 ‘악용’, ‘감정적으로 악용하는 관계’, ‘여성들의 지혜’, ‘사과의 힘’ 등, 화와 관련해 다방면의 저서를 내놓고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그러다 보면, 가족, 친구, 연인, 동료 그리고 그냥 어쩌다 지나치는 사람과도 쉽게 관계가 악화돼 싸움을 하게 되거나, 화를 내게 되기도 한다. 또는 친한 사람이었는데, 한 번의 화로 영영 이별을 하는 경우도 있고, 매일 보면서 매일 박 터지게 싸우는 부부도 있다. 또 좋게 만났다가 꼭 싸움으로 끝나는 모임도 있고, 또는 가볍게 삐진 게 깊디깊어져 나중엔 인연을 끊게 되는 경우도 있다. 성인군자가 아니고서는 그 누구도 화를 안 내고 살 수도 없다. 현명한 사람들의 경우엔 간혹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화를 진정시키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보통의 경우, 제대로 화를 내고 제대로 화를 푸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런 모든 경우의 원인과 대처방안 등이 바로 이 책에 들어있다. 왜 화를 내는지, 화를 내면서도 자신이 화내는 줄 모르는 사람에게도 그 원인을 알려주고 각자에 맞는 해결방법을 알려준다. 사실 처음에 읽기 시작했을 때는 객관화하기가 좀 어려웠다. 어느 정도는 내가 다 갖고 있는 성향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단 화에 대해 전반적으로 보기 위해 나를 끼워 넣지 않고 객관적으로 책을 보려고 애썼다.
일단 이 책의 1부에서는 자신의 분노 성향과 유형이 어떤지 알아볼 수 있다. 주변에 내게 화로 인해 해를 끼치는 사람들의 경우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2부에서는 일단 자신의 또는 주변인의 분노성향과 유형을 알아냈으면 그 분노성향을 바꿀 줄 알아야 한다고 한다. 분노성향을 바꾸면 화를 긍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3부에서는 화를 어떻게 극복하고 승화시킬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내 화를 제대로 내고 나면 상대의 화도 존중해주고 서로 용서를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어느 한 성향에 또는 두, 세 성향에 속할 수도 있다. 읽다보면 자연스레 나는 어떤 성향인지 여러 가지 예를 통해 설명해놓았기 때문에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공격적 분노성향, 수동적(혹은 회피적) 분노성향, 수동 공격적 분노성향, 투영 공격적 분노성향 등이 있는데, 대부분은 내게서 또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성향들인데, 투영 공격적 분노성향은 알아채지 못하고 있던 성향이어서 무척 흥미로웠다.
공격적 분노성향엔 분출형, 격노형, 비난형, 통제형, 학대형이 있고, 그런 성향에 속하는지 예문이 있다. 수동적 분노성향의 유형엔 부인형, 회피형, 대체형, 자책형이 있다. 수동공격적 분노성향은 몰래화내기형 탈출 전문가형, 삐침형, 가장형으로 자신이나 타인이 알아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투영 공격적 분노성향의 유형을 보면, 복화술사형, 무고한 피해자형, 자석형 등이 있는데, 아주 흥미로운 경우들이었다.
2부에서는 분노성향을 바꾸기 전략으로 들어간다. 구체적으로 전체에 해당하는 부분을 보면 다음과 같다.
1단계는 건강한 화가 어떤 것인지 배우고,
2단계는 분노성향의 연원을 찾고,
3단계는 자신의 분노 이야기를 쓰고,
4단계는 병적인 분노성향 뒤에 숨은 감정을 알아내고,
5단계는 효과적인 의사표현을 배우고 적극성을 키우고,
6단계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7단계는 분노관리 기술을 익히고,
8단계는 묵을 화를 풀고,
9단계는 분노성향을 바꾸려했던 이유를 기억하기 등이다.
각 성향별로 4~7단계 정도로 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각자 자신에 맞는 성향을 찾아 자세히 읽으면 좋을 것 같다.
3부의 화의 극복과 승화에서는 일단 상대의 말을, 화를 듣기를 조언한다. 상대의 좋은 의도를 의심하지 말며, 중립성을 지키고, 상대 입장에 서서 열린 가슴과 열린 마음으로 상대를 대하라고 충고한다. 갈등을 피할 수는 없으니, 공정하게 싸우는 법을 배우고, 때로는 사과의 힘이 모든 화를 무장해제할 수도 있고, 자신과 다른 분노성향을 보이는 사람의 경향을 파악해 대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기도 한다.
‘우리는 화를 더 건강하고 균형 잡힌 방식으로 다루는 법뿐만 아니라 화를 버리는 법도 배워야 한다. 화는 여러 가지 면에서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아주 강력한 감정이다. 그것은 변화를 향한 동기를 제공하고, 역경에 맞설 힘을 주면, 고통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한다. 하지만 때때로 우리는 화에 갇혀 벗어나지 못한다.’ 결국 나와 상대를 위해서 용서가 필요한 것이다.
‘용서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이해심이다. 용서를 하려면 상대의 행위를 해로운 것으로 인정하면서도 상대에 대한 이해심을 품어야 한다. 자신에게 가해진 해로운 행위가 깊은 고통에서 나왔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으면 측은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그 같은 연민은 피해자의 역할을 벗어나 상대의 외적인 행위를 넘어 가슴속을 들여다보게 한다.’
화에서 용서까지 모두 어우르고 있는 흥미로운 책이었다. 간혹 개인의 많은 문제의 원인을 어릴 적에 겪었던 가정에서의 부모님 성향(학대, 비난, 폭력, 성추행 등등)으로 돌리는 경우는 완전히 공감가지 않았으나, 많은 부분 이해와 원리의 차원을 넘어 실생활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건강한 화내기 그리고 풀기’의 교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