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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이도우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30대를 위한 로맨스 소설이라고 썼지만 그렇다고 뭐, 20대는 읽으면 안 된다는 건 아니다.
20대라도, 아니 10대라도 사랑에 있어선 방어적인 모든 여성들에게 딱 맞는 소설이라고 하겠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 공진솔은 나름 라디오 방송작가로서 꽤 긴 경력과 함께 웬만큼은 잘 나가는 편이고,
조용하고 소극적인 성격에 반해 먼저 사랑을 제안할 줄 아는 여자다. 멋 부릴 줄 알고 화려하고 당당한 여자에 비해, 있는 듯, 없는 듯, 사람들 사이에 묻혀있고, "의미 없는" 남자의 말 한 마디, 손짓 한 번, 미소 한 번에
가슴이 "두근"하는 여자다. 읽다 보면 꼭 나 같은 (^.~) 여자지, 뭐...
이 소설은 그래서 좋다. 할리퀸 문고에서처럼 여자가 넘 멋지거나 예쁘거나 당당하거나...
그러지 않아서 좋다. 그냥 평범한, "나" 같아서 좋다. 사랑에 그렇게 적극적이지도 못하고 그저 평범한 나 말이다. 하지만 의미 없는 말 한 마디에 가슴이 “두근”했을 때, “사랑한다”고 말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여자.
그런 "나"도 한 번 폭설 속에 좋아하는 사람과 갇히는 것이다~!
어쩌면 그건 모든 여성의 꿈일 수 있겠다.
이 소설이 다만 로맨스 소설로만 멈추지 않고 어느 정도 연애 소설에 가까이 가는 것은 어쩌면 무척 현실적이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암튼 오바하는 부분이 거의 없다. 그래서 또 좋다.
남자, 이보다 더 멋질 수는 없지만, 또 그보다 더 잘 나갈 수 없지만, 그래도 평범한 보석을 자기만의 보석으로 다듬을 줄 아는 남자, 정말 사랑할 줄 아는 남자, 그런 남자다.
자신은 사랑이 뭔지 모른다면서도,
“이런 게 사랑이 아니면 뭐냐”고 묻는 남자에게 올인하지 않을 여자 어디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