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프로방스
피터 메일 지음, 강주헌 옮김 / 효형출판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 전에 다녀온 프로방스 얘기라 선뜻 관심이 갔다. 더구나 예쁜 표지와 안의 정다운 그림들... 내게 프로방스는 꽃들이 만발하고 자연이 풍부한 지방이었다. 물론 1년 내내 또는 계절마다 그런 게 아니란 걸 뼈저리게 느끼고 왔지만...


하지만 이 책은 여행기가 아니다. 휴가 때마다 자주 프로방스를 다녀본 한 영국 사람이 프로방스에 집을 사서 그걸 수리하고 꾸미는 과정에서 1년 동안 벌어진 자신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였다. 물론 아기자기하면서도 프로방스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다. 프랑스, 그것도 특이하기로 소문난 프로방스 사람들에, 그 지방에 대한 영국 사람의 시선이라 딴에는 개인적인 경험을 보편적으로 승화하려는 시도 때문에 좀 거슬리는 면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그건 어쩌다 잠시 눈에 뜨인 잡초였을 뿐, 전체적으로 따스하고 정겨운 시선이 프로방스의 산과 들에 아름다운 야생화로 피어 퍼져있었다. 1월부터 12월까지 그들은 단지 잠깐 흥분한 관광객이 아니라 정말 온 마음을 다해 프로방스 사람들이 사는 방식대로 살았던 듯 보였다. 자연만 아름다운 프로방스에 가서 자기들 식대로 살면서 그 자연을 만끽했던 게 아니라, 프로방스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따라 생활을 했던 것이다. 그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그런 마음가짐이 한편 부러웠고 또 한편 그런 마음의 여유가 내게도 전이되었다.


늘상 바쁘고 여기저기 치이고 지하철에 낑겨다니고 말대답 한 번 시원하게 못하면서 가늘고 길게 머니를 벌어야 하는 직장 인생에 한 줄기 미래에 대한 희망이라고나 할까. 프랑스의 프로방스는 꼭 아니더라도 나중에 무슨 일이 있어도 시골 가서 살리라 다짐을 하게 하는... 그런 용기를 준 책이다. 용기백배~! 사기충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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