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를 거의 보지 않는 내가 어제 오후 4시부터 3시간 가까이 갑자원 야구 결승전을 봤다. 그제 본 준결승전이 의외로 인상에 남아서였다. 변두리 홋카이도 출신 고마사와 대학 부속 고마코마이 고교가 본선 출장 2번째에 결승에 올랐다. 또 다른 결승팀인 에히메의 사이비 고교도 흥미로웠다. 야구부를 만든 지 3년째라는데, 봄의 갑자원에서 우승하고, 여름 갑자원 우승까지 넘보다니.
야구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도 밀고 당기는 게임이었다. 양팀 다 10점 이상씩 올렸으니, 얼마나 치고 또 치는 게임이었겠는가. 처음에는 역시 봄 대회 우승팀인 사이비가 리드하는 듯 했지만, 고마코마이가 끈질기게 따라붙고, 마침내 역전. 이걸로 갑자원 80년사에 처음으로 우승기가 츠가루 해협을 넘어 홋카이도로 갔단다. 작년 첫 출장해서 1승도 못올렸다던데, 올해는 단숨에 승리를 거머쥐었군. 그것도 겨울엔 연습도 못하고, 여름에 약하다는 북쪽 섬에서 온 팀이. 야구 유학생 하나 없는 홋카이도 토박이들이. 완전 [터치]였다. [여름의 드라마]였다. 감독이 나보다 1살밖에 안 많더구만, 또다시 난 이 나이 되도록 뭐했나하고 머리 싸매게 만들어줬다. 에히메의 사이비 고교도 끝까지 잘 싸워줬다만, 고마코마이 고교는 정말 멋졌다.
개인적으로 찍은 것은 고마코마이 고교의 캡틴인 사사키 코스케군^^. 동점일 때 역전 찬스를 만든것도 사사키 코스케, 마지막 사이비의 타구를 잡아낸 것도 사사키 코스케. 인기 많겠다. 저런 제자 하나 기르면 소원이 없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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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키의 결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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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기를 받은 사사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