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매일유업과 아무런 관계도 없지만, 이 광고를 안 올려줄 수가 없다.


자몽100%

요즘 입맛이 없고 기운도 없는데, 유일하게 땅기는 게 있다면 썬업리치 자몽100%뿐이다. 내가 이 근처 반경 1km내 가게들을 몽땅 뒤져봤지만, 이걸 파는 데는 딱 한군데뿐이다. 그래서 더 마시고 싶어지는 지도 모르겠다. 이걸 사려면 직장에서 집까지 30분 걸려 걸어와야 한다. 그 사이 사거리에 있는 새로 생긴 훼미리마트에서만 팔기 때문이다. 그것도 큰 팩이 아니라, 230ml팩밖에 안판다. 오늘도 진열대에 놓인 팩3개를 싹쓸이해왔다. 왜 근처의 마트나 킴스클럽에선 안파는 것일까. 아니, 최소한 근처 편의점에서라도 팔아줬으면. 매일유업 공장은 내가 살고 있는 시 안에 있는데, 막상 이 근처에선 물건을 구할 수 없다니, 이 무슨 아이러니란 말인가. 썬업 포도랑 오렌지는 많은데 자몽은 없다. 빨리 홍보를 해서 이 근처 가게에 썬업리치 자몽 1000ml팩이 들어오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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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중에 엄마 판다마우스가 세상을 떠났다.
어린 나이에 아가 4마리 낳고, 지극정성으로 아기들 돌보다가 아기들에게 진을 다 빨리고, 급속한 노화현상을 일으켜, 결국 좋아하는 장소인 쳇바퀴 밑에서 잠자듯 엎드린 채 숨을 거두었다.


3모녀


모녀

판다마우스는 햄스터와 틀려서 가족간 우애가 참 좋은 동물이라는 걸 알았다. 3모녀가 늘 붙어 있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었는데, 이제 딸 혼자 남아서 외로이 웅크리고 있다.

안녕~ 판다마우스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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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를 끝으로 교무실을 통합했다.


본교무실

처음엔 그 좁은데서 어떻게 살아!했지만, 인간이란 게 적응하는 동물이다보니, 그럭저럭 산다. 하긴 내가 학생이었을 땐 그야말로 매머드 교무실이 보통이었지. 부서별로 교무실이 나뉘어져 있던 때랑 각각 장단점이 있는 듯.


출석부꽂이


학생현황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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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의 유명한 단편인 [벚꽃정원]도, 그 단편을 각색한 유명한 무대극 [벚꽃정원]도 아니다.
물론 체호프의 무대극이 등장하긴 하지만, 내가 얘기하고 싶은 건 요시다 아키미의 단편만화인 [벚꽃 정원]과 그 만화를 각색한 나카하라 준 감독의 영화 [벚꽃 정원].

                                                   
만화[벚꽃정원]                  

 

 

 

                                    

아마 일요일밤의 NHK종합방송 심야명작영화방송시간이었을 거다. 영화 [벚꽃정원]이 방송시간표에 올라와 있던 건. 1990년에 잡지에서 신작영화소개를 봤을 때부터 묘하게 신경쓰이던 영화였다. 원작은 [바나나피쉬]로 유명한 요시다 아키미의 단편만화. 벚꽃동산에 위치한 사립여자고등학교의 연극부에선 해마다 벚꽃이 만발한 무렵, 개교기념일 행사로 연극 [벚꽃동산]을 무대에 올린다. 이야기는 그 연극을 공연하는 연극부 소녀들의 이야기.
원작만화에 대한 평가가 높고, 영화는 동경대 출신인 남자감독이 여자고등학교에 품은 환상을 그려냈다는 둥의 평도 있지만, 영화가 발표된 해의 일본영화아카데미상을 다수 수상했다. 영화잡지 [키네마순보]가 뽑은 그 해의 베스트 일본영화1위에도 뽑혔다. 감독의 환상이 그려낸 세계면 또 어쩌랴. 그 세계가 너무나 환상적으로 잘 그려졌는걸. 오디션을 통해 모집한 스무명남짓한 신인여배우들이 이 영화를 계기로 활약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만한다. 
영화는 연극공연 당일날 아침부터 연극의 막이 오르기 직전까지 2시간이 채 못되는 시간을 리얼타임으로 보여준다. 모범생인 연극부장은 퍼머 머리로 나타나고, 화자격인 후배연극부원은 남자와 밤을 보낸 다음에 학교에 나타나고, 연극의 주인공은 처음하는 여자역을 이제와서 못하겠다고 하고, 또 다른 부원은 담배피우다 들켜서 징계대상이 되어서 연극에 못 나갈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검은 세일러복에 몸을 감싼 소녀들, 텅빈 이른 아침의 학교, 어디선가 스며든 한줄기 아침햇살 속에서 먼지가 떠도는 연극연습실...그런 풍경에 흐르는 쇼팽의 피아노곡...
영화가 너무나 꿈같았기 때문에, 오히려 만화원작을 보고선 실망했었다. 바나나피쉬 중반에서부터야 그림체가 좀 샤프해지지만, 바바나피쉬 초반에만 해도 얼마나  투박한 그림체였던가. 그 그림체로 여고생을 그려놓았다고 상상해보라.
마찬가지로 요시다 아키미의 원작만화를 각색한 영화 [러버스 키스]를 보다가 떠오른 영화다. [러버스 키스]는 원작이 단연코 멋지다고 생각하지만, [벚꽃정원-Sakurano Sono]는 영화의 여운이 아직도 잔잔히 남아있다. 

 
사진활영장면

이 사진은 조연인 하녀로 분장한 연극부장 유우코(오른쪽)와 여주인공으로 분한 보이쉬 걸 치요코가 개막을 앞두고 셀프카메라로 둘만의 기념촬영을 하는 장면. 소녀영화중에서도 손꼽히는 명장면. 키도 크고 머리칼도 짧고 보이쉬한 치요코에게 옅은 연심을 품고 있는 유우코. 셔터가 몇번 눌러질 때마다 나란히 도구상자에 걸터앉은 두 사람사이의 거리가 점점 좁혀지는 걸 보여준다. 두근두근이다! (실제 여학교는 전혀 이렇지 않다고? 그래, 나도 안다, 알아. 여학교 다녔고, 지금은 여학교에서 가르치는 나도 지금은 몽둥이들고 애들 잡으러 뛰어다닌다. 하지만, 그런 건 이 영화를 보는 동안은 잠시 젖혀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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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죠후카가와


미야베 미유키의 本所深川ふしぎ草紙. [혼죠후카가와 불가사의한 이야기]쯤으로 옮길 수 있으려나. 일본 에도시대를 무대로, 에도(동경)의 시타마치인 후카가와의 7대불가사의를 소재로 하여 쓴 옴니버스 구성의 미스테리 소설이다. 해결사로 등장하는 사람은 조선시대로 치면 뭐냐, 포청은 아니고..음...각 지역의 치안담당자라고 해야하나? 정확히 뭐에 해당하는 지 모르겠지만, 미국 개척시대의 보안관 역할 비슷한 걸 하고 있는 사람같다.
미야베 미유키의 명성은 익히 들어왔고, [화차]를 비롯한 두어권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명성 그대로 독자를 몰입시키게 하는 힘은 대단했지만, 어쩐지 정이 가지 않았었다. 현대사회의 감춰진 어두운 면을 보는 씁쓸함때문이었던 거 같다. 그런데 이 책은 꽤 맘에 든다. 단순한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한 잘쓰여진 시대소설같다. 이걸로 요시카와 에이지상인가하는 문학상을 수상했다던데, 수긍할만한다. 서민문화가 발달한 에도시대가 잘 묘사되어 있다. 잘 나가는 초밥집에선 그날 남은 쌀밥을 남보란 듯이 강에 버릴 만큼 위세를 과시했다던지, 부유한 상인의 딸은 악기나 꽃꽂이를 배우러다니며 얌전히 집에서 신부수업할 만큼 집안에 여유도 있고 서민문화가 발달했다던지, 한편으론 굶주려서 어릴 적부터 여기저기 일하러다니는 서민들도 많았다던지, 젊은 여자 혼자서 여기저기 일자리찾아 꿋꿋이 살아가는 모습이라던지... 막부의 장군이 어쩌니 저쩌니하는 얘기는 조금도 나오지 않지만, 당시의 서민들의 풍속을 생생하게 묘사해 주고 있다. 그렇다고해서 추리면이 약한 것도 아니고, 그 나름대로 독특한 맛이 있는 7편의 미스테리이기도 하다. 
생각해보니, 내가 여전히 볼만한 드라마는 [다모]밖에 없다~며 재방송까지 챙겨보는 거랑 비슷한 맥락에서 이 책을 맘에 들어하는 거 같다.

*이것도 번역되서 나왔군. 과연 번역될까 싶었는데, 최근의 미야베 미유키 열풍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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