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플레져 > 황금 물고기

그가 말했다. "신은 낟알과 씨앗을 쪼개어, 죽은 자에게서 산 자를 꺼내고 산 자에게서 죽은 자를 꺼낸단다." 그가 말했다. "프라팡트가 뭔지 아니?" 그것은 남자들이 나비처럼 분분히 날아오르고 산들이 잘 솔질한 양털 같은 것이 되는 한 나절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가 말했다. "나는 악에 대항하여, 덮쳐오는 밤에 대항하여, 목을 조이는 밤의 악에 대항하여, 시기심에 불타는 질투하는 자의 악에 대항하여 오로라의 신에게서 안식을 구했단다." 그의 얼굴은 창 쪽을 향하고 있었다. 한마디 한마디가 그의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부드럽게 울리며 흘러나오는 것처럼. <황금 물고기, 르 클레지오. 문학동네, 158쪽>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딸기 2004-12-13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리즈님 혹시 르클레지오 책 보신 거 있으세요?

저는 에세이 같은거 한권밖에 안 봤는데, 이름이 멋져서(르~클레지오~)

좀 읽어볼까 하다가도 어쩐지 부담스러워져서 피하게 되더라고요.

브리즈 2004-12-13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 일이네요. <조서>를 읽고 몇 년 뒤에 <오니샤>라는 작품을 읽었었죠. 그 후론 거의 잊고 있었다가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에 대한 에세이을 통해 다시 접했었구요. 아마도 딸기 님이 읽은 책도 이것이 아닐까 싶네요.



읽지는 않았지만, 근작인 <성스러운 세 도시>는 한번 읽어보고픈 작품이에요. 르 클레지오의 작품이 부담스럽다는 딸기 님 이야기, 이해가 될 것도 같네요. 하지만, 요새는 어떤지 모르지만, 한때 프랑스에서 그의 인기는 정말 대단했었다고 해요. 작품성이 남다르긴 하지만, 그만큼 재미도 있을 수 있다는 거죠. ^^..

딸기 2004-12-19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은 것은... 르 클레지오가 마누라와 함께, 마누라 고향인 알제리 사막에 여행했던 얘기였어요. 한번 시도를 해볼까... 싶기도 하지만...

브리즈 2004-12-19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마음 닿는 대로, 마음 이끌리는 대로 하시길요. 그게 제일 좋은 거 같아요. 가끔은 이 책 저 책 기웃거리게도 되지만, 어느 순간에는 어떤 방향으로든 '흐르게' 되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