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선옥 작가의 상수리 나무집 사람들 꽃보다 아름다운 우리
공선옥 지음, 이형진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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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선옥 작가의 책을 읽고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따뜻해진다. 누군가를 돕고 싶은 마음이 생겨난다. 내가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상수리나무집 사람들> 작가의 다른 작품들처럼 주인공은 삶의 아웃사이더들이다. 아이들과 젊은 사람들이 무서워 피해다니는 '상수리 나무집' 주인 무당할머니 용화, 어릴적 '돈 많이 벌수 있도록 해준다는 말'에 무작정 따라 나섰다가 '정신대'에 끌려가게된 주인공 옥주 할머니, 맹인인  아버지 길수와 그의 아들 별이, 미군부대에서 양색시를 하다 흑인 아이를 낳고 사람들에게 온갖 멸시를 당해 모든 이에게 적대적인 성격이 된 영희와 그의 딸 송이도 상수리나무집으로 오게 된다.

이렇게 각자 상처를 안고 사는 6명의 사람들이 처음엔 자신들의 말 못할 수치스런 과거와 세상 사람들의 질시와 무시로 인한 상처로 마음의 문을 닫고 살다가 서서히 서로에게 다가가게 되고, 결국엔 모든 것을 용서해주는 사랑으로 인해 훈훈한 가족애로 승화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동화라고 하기엔 다소 무거운 주제인  정신대와 양색시 이야기를 주제로 하고 있어서  차라리 소설로 썼더라면 하는 생각을 했지만 <몽실언니>같은 동화로 인해 아이들이 우리의 아픈 역사를 이해하는 것을 생각하고는 초등학교 5~6학년 정도면 이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제 통치하의 상황과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시대를 잘못 만난 죄밖에 없는 할머니들을 다소나마 이해할 수 있으리라.

'정신대 할머니 이야기를 쓰기로 했지만 절대 슬프게만 쓰지 않겠다' 는 작가의 의도처럼  옥주, 용화할머니의 희생적인 사랑, 송이와 별이의 재롱에 어쩔줄 모르는 할머니들, 아이들을  손주처럼 사랑하는 할머니들을 보며 참 마음이 아팠다.  정신대만 다녀오지 않았다면 이렇게 손주들과 어울려 오손도손 행복하게 살았을텐데. 그들의 짓밟힌 삶은 어디가서 찾아야만 하는지.....

'꽃보다 아름다운'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문득 정신대 할머니의 '권리찾기'에 동참하고 싶어졌다. 할머니 힘내세요. 건강하세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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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라겐 2005-08-06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선옥님의 글을 읽다보면 정말 내가 너무 많은걸 갖고 살면서 욕심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사람욕심은 끝이 없으니...

세실 2005-08-06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 어찌나 소외된 사람들의 아픔을 잘 끄집어 내는지...
그 사람들의 아픔을 이렇게 라도 알 수 있다는게 다행인건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