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3 - 10月-12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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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어때?" 다마루는 말한다. "만일 아직 읽지 않았다면 완독할 좋은 기회일지도."
"당신은 읽었어요?"
"아니. 나는 교도소에도 간 적 없고, 어딘가에 오래 은신할 일도 없었어. 그런 기회라도 갖지 않는 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완독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들 하더군."-50쪽

구름은 차례차례 바람을 타고 남쪽을 향해 흘러갔다. 아무리 많이 흘러가도 구름은 뒤를 이어 또다시 나타났다. 아득한 북방의 땅에 그런 구름을 무진장 공급하는 원천이 있는 게 틀림없다. 고집스럽게 마음을 정한 사람들이 두툼한 회색 제복으로 몸을 감싸고, 거기서 아침부터 밤까지 그저 묵묵히 구름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벌이 꿀을 만들고, 거미가 집을 짓고, 전쟁이 과부를 만들어내듯이.-3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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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3 - 10月-12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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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있는 일본판 3권 보면서 차라리 일본어 배울까 고민했었는데, 이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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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록 사랑해도 괜찮아
김별아 지음, 오환 사진 / 좋은생각 / 2010년 3월
절판


미얀마의 작은 섬에 살고 있는 '올랑 사키아'라는 부족은 나이를 거꾸로 센다고 한다. 이를테면 갓 태어난 아기의 나이는 예순 살이고, 해마다 나이를 한 살씩 줄여 가 60년 뒤에는 0세가 된다는 것이다. 또 만약 0세보다 오래 살 때는 덤이라고 하여 다시 열 살을 더해 주고, 거기서부터 다시 한 살씩 줄여 준단다.-49쪽

누군가 진부하지만 지당하게 조언했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다!"
한편이 칼자루를 잡고 있다면, 다른 한편은 칼끝을 잡고 있다는 게다. 한편이 안전한 칼자루를 잡고 능란한 검술 시범을 보인다면, 다른 한편은 날카로운 칼끝을 잡고 피를 철철 흘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마음이 섬벅섬벅 베이고 뭉텅뭉텅 끊겨 나갈 테다. 칼자루를 잡쥐기 위해선, 강자가 되기 위해선 덜 사랑하는 수밖에 없다.-152쪽

어린아이가 상여 나가는 걸 보면 안 된댔다. 여린 넋이 졸랑졸랑 따라가고 싶어 들썩인다고.-2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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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도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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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이 지나면 스물 한 살이 아니라 '스무 살 이후'가 온다고 말한 건 내가 아니라 김연수.
그런 의미에서 <스무 살, 도쿄>를 읽는다는 건
꽤 오랫동안 스무 살 이후를 살고 있는 나에겐 과거를 되짚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요,
역시나 최고의 속담은 'All work and no play makes Jack a dull boy.'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된다.
그렇게 일만 해선 바보가 될지도 모른다고 타임머신 타고 가서 말해주고 싶을 정도. 

이쯤해서 생각나는 나의 20대는 크게 전반기와 후반기루 나뉘는데
전반기는 공부 안 하고 놀기만 해서 바보로 지낸 시기, 그리고 후반기는 놀지 않고 일만 해서 바보로 지낸 시기였달까.
그러니까 골고루 바보로 지냈단 소린데, 그래도 조금 더 후회되는 시기는 일만 했던 후반기다.
그렇다고 해서 그 분야에서 뭔가 대단한 걸 이뤄냈냐 하면 그것도 전혀 아니고,
그냥 소모품처럼 뱅글뱅글 일만 하며 20대의 에너지를 몽땅 빨렸단 얘기. 

그런데 <스무 살 도쿄>의 스무 살 언저리 청년 다무라 군 역시 비슷한 삶을 살고 있다.
현해탄 너머에 살고 있는 남자아이와 내가? 이 소설의 배경은 70~80년댄데?
그럼, 스무 살 언저리 애들은 어느 시대를 살든 그렇게 비슷한 싸이클을 밟고 있단 얘긴가...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안심이 된다.
바보 같았지만 치열하고 낭만적이었던 내 20대.

소설은 그 시대 20대들에겐 꽤나 중요했던 사회 문화적인 '사건'들과도 궤를 같이 한다.
불의의 총격으로 사망한 존 레넌,
올림픽 개최지 선정에서 나고야가 서울에 밀렸던 날 (만세!),
그리고 베를린 장벽의 붕괴까지...
오쿠다 히데오의 최신간 <올림픽의 몸값>이 대놓고 문화적인 사건을 끼고 간다면,
<스무 살, 도쿄>에서는 이런 사건들이 다무라 군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둥 마는 둥, 슬그머니 눙치듯 녹아 있다.
그래, 인생이란 이런 거지. 나와 먼 사건인 것 같아도 그게 나를 이루는 세포 하나가 되는 것.

그러고 보니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할 때 이 세상에 없었던 게 눈물날 만큼 아깝다. 
본방사수했어야 하는데!!! 
그 때 내가 20대였다면, 조금은 다른 내가 될 수도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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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도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5월
구판절판


"하지만 다무라 군, 한눈에 반하는 건 사랑이 아냐. 발작이지."-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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