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얼굴을 두고 이마와 코, 그리고 턱이며 양쪽 광대뼈를 일러 오악(五嶽)이라 한 말이 참으로 옳은 것을 알겠다. 이미 오래 전에 살을 - P115
그러나 곧 울음 끝을 자른다. 지금은 울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이렇게 임종이 임박하면, 둘러앉은 사람들은 울음을 멈추고, 조용히, 가시는 분의 마지막을 배웅해야 하기 때문이다. 임종의 자리에서 자손들이너무나 애통하게 울부짖으면, 떠나는 망인의 넋을 소란스럽게 괴롭히는 일이 되고, 또 망인의 발이 눈물에 젖어 무거운 탓에 가볍고 좋은곳으로 못 간다고 하였다. - P118
"산은, 하늘으 별자리가 땅에 떨어져서 된 거이라데요." - P138
그날 밤, 인월댁은 종가의 지붕 위로 훌렁 떠오르는 푸른 불덩어리를보았다. 안채 쪽에서 솟아오른 그 불덩어리는 보름달만큼 크고 투명하였다. 그러나 달보다 더 투명하고 시리어 섬뜩하도록 푸른 빛이 가슴을철렁하게 했다.청암부인의 혼(魂) 불이었다.어두운 반공중에 우뚝한 용마루 근처에서 그 혼불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윽고 혀를 차듯 한 번 출렁하고는, 검푸른 대밭을 넘어 너훌너훌들판 쪽으로 날아갔다. - P107
사람의 육신에서 그렇게 혼불이 나가면 바로 사흘 안에, 아니면 오래가야 석 달 안에 초상이 난다고 사람들은 말하였다. 그러니 불이 나가고도 석 달까지는 살 수 있다는 말이기도 했다. 하지만 석 달을 더 넘길 수는 없다는 말이기도 하였다. 그런데,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은 그 말이 영락없이 맞아 떨어진다는 점이었다. - P107
근심은 근심대로 눈을껌벅이며 가슴 한편에 고여 있지만, 고단한 육신은 그 근심까지 쓸어안고 잠이 드는 것이다. 내일 아침에도 새벽닭이 홰치는 소리는 근심이먼저 듣고 깰 것이다. - P295
"자식을 둔 어미가 울어싸면 자식의 운수가 피이지를 못한다는게야. 남모르게라도 행여 울지 마라." - P254
영국의 작가 킹슬리 에이미스는 이런말을 남겼다."확실하고 즉각적인 숙취 해소법을 찾는 일은신의 존재를 찾는 것과 공통점이 있는데, 그건 바로불가능하다는 점이다." - P141
남편과 나는 죽이 잘 맞는 음주메이트이자 해장메이트인데 (그래서 결혼까지 한 건데) 음주를 매일 하고 해장도 매일 하다 보니 결국 위장의 모든 사정을 공유하는 위장메이트까지 되어버린 것이다. - P1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