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팔로 하는 포옹
김중혁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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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개인은 이유를 알 수 없는 행동을 하지만, 개인들이 모이면 어떤 방식으로든 흔적을 남기니까요." - <상황과 비율>

86~87

기민지는 집들의 창문을 보는 게 좋았다. 창문에 어른거리는 것들을 좋아했다. 창문은 질투의 시작이었다. 창문에 어른거리는 것들을 갖고 싶었다. 스캔들이 났던 남자배우 K에게 질투를 느낀 것도 창문 때문이었다.........(중략)........K의 집에서 저녁을 먹고 나오던 날, 기민지는 아무 생각 없이 그 집의 창문을 보았다. 거기서 두 사람의 실루엣을 보았다. 아마도 K와 그의 여자친구였을 것이다. 기민지는 갑자기 화가 났다. 얼굴을 마주 대하고 밥을 먹을 때도, 함께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낄낄거릴 때도 K를 자신의 남자로 만들고 싶지 않았는데 두 사람의 실루엣을 보는 순간 견디기 힘들 정도로 그 남자가 갖고 싶어졌다. 풍경이 주인공이 되고 싶었다. - <픽포켓>

222

바닷물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 바닷물의 일부가 되는 물의 심정. 그런 게 한 개인의 종말일 것이다. 바다는 연신 물을 받아들이면서도 시치미 뚝 떼고 늘 변함없다는 듯 출렁이고 있다. 생명이란 저렇게 무심한 것인지도 모른다. - <보트가 가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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