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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 - 내 생애 가장 아름답고도 슬픈 여행
신은미 지음 / 네잎클로바 / 2012년 11월
평점 :
뉴스에서 하도 신은미 신은미 종북 종북 하기에 궁금해서 구입한 책.
그런데 그냥 제목 그대로다.
오지랖 넓고 교회 다니는 재미동포 아줌마가 북한에 간 이야기. 끝.
그런데 그 식견이라는 게 너무나도 참....
여행가방 쌀 때부터 북한에 사는 못 사는 사람들에게 갖다줘야지, 라는 생각으로
초콜릿이며 생필품이며 이것저것 나눠줄 물건들 챙겨놓는 데서부터
'가진 자의 자만'이 스물스물 느껴지기 시작하더니
북한 음식점에서 맛있다며 몇 번씩 음식을 리필해 먹고
북한 사람은 거의 없는 북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고
만나는 사람마다 동정의 눈길로 바라보며 눈물이 벅차오른다느니 마니 하는 모습에선
이 사람들 정말 여행 잘못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안내원을 몇 명씩 거느리고 초호화 대우를 받으며 초호화 관광지만 가는 모습은
북한을 갔다왔다는 느낌보다는, 잘 사는 나라 사람이 못 사는 나라 가서
돈 펑펑 쓰고 오는 모습으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안내원이며 음식점 종업원이며 해설사 누구에게든 반말로 다가서고
사진 찍을 땐 북한 여자의 손과 어깨까지 꽉 끌어안고 포즈를 취하는 저자 남편의 모습은,
아 거슬린다 거슬린다 거슬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강제출국까지 당해야 하나?
그냥 오지랖 넓고 마음씀씀이 헤픈, 어떻게 보면 흔하디 흔한 교회 다니는 아줌마가
북한이라는 신기한 나라 다녀와서 식견 짧은 여행기 하나 썼을 뿐인데?
제한된 여행에서 제한된 것만 보고 그 테두리 안에서 느낀 걸 썼을 뿐인데?
북한 관광 상품 자체가 제한된 것만 보여주는 건데?
다른 거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는데?
그 정도가 잘못이라고 이 나라가 말한다면, 잘못인가 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