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꼭 결혼하고 싶습니다 온우주 단편선 1
곽재식 지음 / 온우주 / 2013년 5월
품절


친구들이 나이가 확 들어 보이는 순간만큼 서글픈 때도 없다. 물론, 내가 나이를 먹는 느낌이 드는 생일이나 새해가 밝아올 때쯤도, 괜히 이날 이때까지 뭘 해오고 살았나 하는 생각에 사무치긴 한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옛 친구가 옛날의 그 모습 대신 세상의 바람과 물결에 닳고 닳은 모습일 때의 비감은 그런 사무침을 뛰어넘었다. -11쪽

멕시코 속담 중에 이런 말이 있다. "한번 멕시코의 흙먼지를 맛본 사람은 지구상 어느 곳에서도 그러한 평안함을 잊지 못한다."-80쪽

지나고 나면, 좋은 기억만 남아서 지나간 옛날 일은 실제보다 더 좋게 기억된다고들 한다. 그래서 항상 현실은 힘들고 추억은 더 아름답다고 한다. -188쪽

그녀의 손을 잡을 때, 팔을 뻗어 그녀의 손 가까이로 다가가서 손을 잡기까지 그 짧은 시간 동안, 나는 세상을 한 바퀴 돌아 그 손에 마침내 닿기까지의 시간이 다시 한 번 되풀이되는 듯한 묘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일부러 힘을 주어 내 손을 한 번 꼭 잡았다. 나는 앞으로 어지간하면 다시는, 팔을 뻗어 이 손을 잡을 수 없는 거리 이상으로 그녀와 떨어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3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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