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의 반어법 지식여행자 4
요네하라 마리 지음, 김윤수 옮김, 이현우 감수 / 마음산책 / 2008년 4월
품절


카챠는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시마의 젖은 얼굴을 닦아주었다. 시마도 카챠에게 똑같이 했다.
"일본어에 '물방울이 뚝뚝 떨어질 듯 싱싱한 미인'이라는 말이 있어. 관능적인 매력이 넘치는 여자를 보고 하는 말이야."
"하하하, 우리도 기껏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는데!"-100쪽

"아아, 신이시여! 이거야말로 신이 내려주신 천성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거기 수려한 용모의 신동이여! 나는 감동에 겨워서 떨림이 멈추지를 않는구나."
카챠와 시마는 서로의 얼굴을 쳐다봈다. 올가 모리소브나의 반어법이다. 쉰 목소리와 인토네이션도 똑같았다. R도 프랑스어처럼 가래가 섞인 것 같은 R이었다. 기세등등하고 어딘지 모르게 웃음이 나오는 올가의 욕설을 들으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들떴다. 지아와 핏줄은 연결되어 있을 리가 없지만, 틀림없이 올가의 딸이라고 시마는 생각했다.
올가의 모든 것이 반어법이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마치 희극을 연기하는 것 같은 의상과 화장, 그리고 언동은 그 뒷면에 있는 참혹한 비극을 호소하고 있었던 걸까.
"뭐? 다시 한 번 말해보렴, 거기 있는 천재 소년이여! 제 생각에는......이라고! 흥, 칠면조도 생각은 참신하단다. 하지만 결국 수프 국물이 되어버렸지만. 알았니?"
또다시 들려왔다.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 순간에 깨달았다. 올가 모리소브나의 반어법은 비극을 호소하고 있었더 것이 아니라 비극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이었다는 것을......-4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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