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3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휴머니스트 / 2007년 6월
구판절판


(천명관 낭독 부분)
생각해 보시라. 십만 인파가 뜨겅누 여름날 한데 엉켜 땀을 흘리고 그 땀 냄새가 류진의 거리를 날아다니다가 발효되어 온통 매캐한 냄새를 풍기는 상황을 말이다. 십만 인파가 입에서 나는 악취까지 섞인 이산화탄소를 품어대고, 십만 인파면 이십만 개의 겨드랑이, 그 가운데 육천 개가 암내를 풍기는 겨드랑이였고, 십만 명이면 십만 개의 항문이 있으니 십만 개의 항문 가운데 최소한 칠천 개의 항문이 방귀를 뿜어대고, 항문 한 개가 방귀를 한 번만 뀌라는 법도 없잖은가. 방귀는 사람들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자동차와 경운기도 당연히 방귀를 뀌어댔다. 천천히 몰수록 자동차의 배기가스도 늘어났지만, 자동차는 회색 가스를 목욕탕의 수증기처럼 뿜어대니까 그래도 나은 편이었다. 하지만 경운기의 경우는 건물에서 화재가 난 것처럼 시커먼 연기를 토해내 그야말로 죽을 지경이었다.-130쪽

사람의 세상이란 이런 것이다. 한 사람은 죽음으로 향하면서도 저녁노을이 비추는 생활을 그리워하고, 다른 두 사람은 향락을 추구하지만 저녁노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지 못하는 것이다.-2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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