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울어라"
말을 마치자마자 이란의 울음소리가 먼저 울려 퍼졌다. 그것은 이광두와 송강이 처음으로 듣는, 그녀의 처절함이 극에 달한 날카로운 울음이었다. 그녀는 마음껏, 마치 그녀의 모든 소리를 한꺼번에 울어젖히는 듯했다. 곧이어 송강이 손을 풀자 입 안에서 맴돌던 울음소리가 '왕'하고 터져 나왔고, 이광두도 따라 마음껏 울기 시작했다. 그들의 방성대곡이그들의 걸음과 함께했고, 시골길을 걷고 있었기에 그들은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았다. 논밭은 광활했고, 하늘은 높고 아득했다. 그들은 함께 울었다. 그들은 한 가족이었다. 이란은 마치 하늘을 보는 듯 고개를 쳐든 채 목 놓아 통곡을 했고, 송범평의 부친은 허리를 굽힌 채 고개를 숙이고 마치 눈물 한 방울 한 방울을 땅에 심듯 울었다. 이광두와 송강은 눈물을 한 번 또 한 번 훔치며 송범평의 관 위로 눈물을 흩뿌렸다. 그들은 그렇게 마음껏 울었고, 그들의 폭발적인 울음에 근처 나무에 앉아 있던 참새들이 마치 물보라처럼 놀라 날아갔다.-25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