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1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휴머니스트 / 2007년 6월
구판절판


"이제 울어라"
말을 마치자마자 이란의 울음소리가 먼저 울려 퍼졌다. 그것은 이광두와 송강이 처음으로 듣는, 그녀의 처절함이 극에 달한 날카로운 울음이었다. 그녀는 마음껏, 마치 그녀의 모든 소리를 한꺼번에 울어젖히는 듯했다. 곧이어 송강이 손을 풀자 입 안에서 맴돌던 울음소리가 '왕'하고 터져 나왔고, 이광두도 따라 마음껏 울기 시작했다. 그들의 방성대곡이그들의 걸음과 함께했고, 시골길을 걷고 있었기에 그들은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았다. 논밭은 광활했고, 하늘은 높고 아득했다. 그들은 함께 울었다. 그들은 한 가족이었다. 이란은 마치 하늘을 보는 듯 고개를 쳐든 채 목 놓아 통곡을 했고, 송범평의 부친은 허리를 굽힌 채 고개를 숙이고 마치 눈물 한 방울 한 방울을 땅에 심듯 울었다. 이광두와 송강은 눈물을 한 번 또 한 번 훔치며 송범평의 관 위로 눈물을 흩뿌렸다. 그들은 그렇게 마음껏 울었고, 그들의 폭발적인 울음에 근처 나무에 앉아 있던 참새들이 마치 물보라처럼 놀라 날아갔다.-2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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