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던 어느날 나는 점순이에게 손거울을 선물로 주었다. 손거울에 이름을 써서 좋아하는 사람한테 주면, 좋아하는 사람이 거울을 들여다볼 때마다 그 사람의 마음이 이름을 써 놓은 사람에게로 쏠려, 결국 두 사람이 하나가 된다는 누님의 이야기를 듣고 그대로 실행을 한 것이었다. 나는 집에서 달걀을 훔쳐 몰래 장에 가지고 가서 팔아 손거울을 샀으며, 손거울 뒤에 붓으로 이름을 쓴 다음 내 이름이 보이지 않게 창호지를 붙여 그녀에게 주고 나서 점순이의 마음이 내게 쏠리기만을 간절하게 기다렸다.
<꿈꾸는 시계>-27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