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방·해변의 길손 - 1988년 제12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한승원 외 지음 / 문학사상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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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가 많을수록 진상은 감춰지는 법이라구.

<지빠귀 둥지 속의 뻐꾸기>-257쪽

그러던 어느날 나는 점순이에게 손거울을 선물로 주었다. 손거울에 이름을 써서 좋아하는 사람한테 주면, 좋아하는 사람이 거울을 들여다볼 때마다 그 사람의 마음이 이름을 써 놓은 사람에게로 쏠려, 결국 두 사람이 하나가 된다는 누님의 이야기를 듣고 그대로 실행을 한 것이었다. 나는 집에서 달걀을 훔쳐 몰래 장에 가지고 가서 팔아 손거울을 샀으며, 손거울 뒤에 붓으로 이름을 쓴 다음 내 이름이 보이지 않게 창호지를 붙여 그녀에게 주고 나서 점순이의 마음이 내게 쏠리기만을 간절하게 기다렸다.


<꿈꾸는 시계>-275쪽

"그 얘기를 오늘 내일 당장 전설 속에 끼워 넣으려고 서두르면 안 되지요. 전설은 오랜 세월을 두고 저절로 만들어지는 겁니다. 죽음이나 피가 흙이 되고 나서 그 흙에 뿌리를 박고 돋아난 풀 한 포기나 꽃 한 송이가 전설이지요."

<달빛과 폐허> -4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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