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파상 단편선 범우 사르비아 총서 637
기 드 D. 모파상 지음, 이정림 옮김 / 범우사 / 2004년 11월
품절


모파상의 문체가 간결하면서도 정확한 것은, 그의 스승인 플로베르 밑에서 엄격한 작가 수업을 받은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모파상은 다음과 같은 창작 태도를 지니게 된다.
"우리가 하려는 이야기가 무엇이든 간에 그것을 표현하는 데는 단 하나의 낱말밖에 없고, 그 움직임을 보이는 데는 단 하나의 동사밖에 없으며, 그것을 수식하는 데는 단 하나의 형용사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는 마침내 단 하나의 그 낱말, 그 동사, 그 형용사를 발견할 때까지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어려움을 피하려고 비슷한 것으로 만족하거나 잔꾀를 쓰거나 혹은 말의 기교를 부리거나 해서는 안 된다."

<머릿말 中>-10쪽

죽음이 한 번 집안으로 들어오면, 마치 죽음은 그 문을 알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언제라도 곧 다시 찾아오게 마련이거든.

<미친 여자 中>-94쪽

"여러분에게 말씀드립니다만, 사람이란 온 힘을 다해서 그리고 온 영혼을 다해서 몇 번이고 사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마치 두 번째의 열렬한 사랑이 불가능하다는 증거인 것처럼 사랑으로 인해 자살한 사람들의 예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여러분들에게 답하겠습니다. 만일 그들이 자살을 하는 그런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지 않았더라면, 그들에게서 사랑이 다시 싹틀 수 있는 모든 기회를 제거해 버리지 않았더라면, 그들은 치유되었을 거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다시 시작했을 것이고, 영원히, 죽을 때까지 다시 시작할 것입니다. 사랑을 하는 사람들은 마치 술꾼과도 같습니다. 술을 마셔 본 사람은 술을 또 마실 것이고 - 사랑을 해본 사람은 또 사랑할 것입니다. 그것은 기질과 관계가 있는 일이지요."-107쪽

"의사 선생님, 그분은 제가 이 세상에서 보았던 유일한 남자입니다. 저는 다른 남자들이 존재하고 있는지 어떤지도 모릅니다."

<의자 고치는 여인 中>-111쪽

'서투른 그림장이 흉내를 낸다'고 하는 것은, 자연에 대한 풍경화나 습작을 한다는 구실 아래, 이 여인숙에서 저 여인숙으로 등에 배낭을 메고 떠돌아다니는 그런 유랑을 말하는 것입니다. 아무렇게나 유랑하는 생활보다 더 좋은 것을 나는 알고 있지 못합니다. 어떠한 구속도 없고 근심도 없으며, 걱정도 없고 내일에 대한 생각조차도 하지 않고 자유롭지요. 환상 이외에는 어떤 안내자도 없이, 눈을 즐겁게 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조언자도 없이, 마음 내키는 대로 길을 가는 것입니다. 시냇물이 마음을 끌면, 여인숙 주인의 문 앞에서 맛있는 감자 튀김 냄새가 나면 걸음을 멈춥니다. 때로는 참으아리 향기로 해서 선택이 정해지기도 하고 혹은 여인숙 딸의 순진한 눈짓으로 해서도 그리 됩니다.

<미스 하리에뜨 中>-1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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