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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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아버지의 얼굴 앞에서 특별한 감정을 느낀 것은 아니었다. 다만 누군가를 사랑해 온 인간의 마음은 오래 신은 운동화의 속처럼 닳고 해진 것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세상의 어떤 빨래로도 그것을 완전히 되돌리진 못한다... 변형되고, 흔적이 남은채로...그저 볕을 쬐거나 습기를 피해야만 한다고 나는 생각했었다.-68쪽

실은... 하고 시선을 창밖으로 돌리며 그녀가 중얼거렸다. 희미하나마 고요히 수직으로 떨어지는 편편의 눈들을 나도 볼 수 있었다. 약속시간을 어기고...늦게 나올까 생각도 했었어요. 그럼 늦어서 죄송해요, 라고 할 말이 생기잖아요. 많이 기다리셨나요, 물어볼 수 있는 말도 생기고...-3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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