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춘천이란 곳은 적당히 멀고도 가까운 곳, 그중에서도 경춘가도를 따라 내려가는 길에 있는 강촌힐스란 휴게소는 키키봉만의 비밀스런 마음휴게소다. 휴게소에 차를 대고 커피 한 잔을 뽑아 뒤로 돌아가면 북한강이 한눈에 펼쳐지는데 그 경치는 회사 땡땡이도 기꺼이 감수할 만한 장관이다. -94쪽
도도하고 새침한 여자가 술 한잔 마시고 띠는 홍조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다. 코드가 안 맞아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던 사람과 술잔을 부딪치다 호형호제하는 경우라도 생기면 술의 신비로움 앞에 머리를 조아리게 된다. 무엇보다 최고의 술 맛은 말이 필요 없을 만큼 친한 사람과 마실 때 느낀다.-11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