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토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7
장 폴 사르트르 지음, 방곤 옮김 / 문예출판사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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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래 책을 두세권 씩, 많게는 네다섯권씩도 겹쳐 읽는 타입이다.
주변에선 볼 때마다 신기해 하지만, 습관이 되어 버려서인지 이게 더 합리적인 것처럼 여겨진다.
오히려 침대에서 읽던 책을 지하철에서도 읽고 화장실에서도 읽는 게 더 이상해 보일 정도.
이 말인즉슨, 읽다가 접어둔 곳을 다시 펼쳐 읽어도 기억이 온전히 되살아난다는 얘긴데...
어이쿠야. <구토>는 도저히 안 되겠다.
처음엔 몰입이 안 돼서 다른 책으로 건너뛰었다가 며칠 후에 다시 집어들었는데
이걸 내가 과연 읽었었나 싶을 정도로 새로운 느낌!
그도 그럴 것이 첫부분엔 마땅한 스토리도 없는 데다가
짧은 사유의 문장들이 이리 뛰었다 저리 뛰었다 일관성 없이 날뛰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에이, 시간 버린 셈 치고 다시 읽자..... 했다가
또 애꿎은 귀퉁이만 접어두고 며칠 뒤에 처음부터 다시 도전!
그리고 화장실에서 <경제학 비타민> 읽는 것 외에는 온전히 <구토>에만 집중하기를 이틀!
그런데, 읽고 나니, 아, 재미있다.
3분의 1 지점에서부터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쑥쑥 읽힌다. 
 

특히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은 '독서광'이 등장하는 부분.
도서관의 책들을 저자 이름 알파벳 순으로 읽어내려가는 그의 정체가 결말 부분에 밝혀지는데,
아, 난 이런 건 정말 예상 못 했던 거지. 
하지만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서광이 싫지 않으니,
그이가 하던 것처럼 빵이랑 초콜릿을 보자기에 싸들고 저 앞의 국회도서관이라도 가봐야겠다.
가서 큰맘 먹고 <존재와 무>를 읽어야지.
아 물론 나는 순수한 의도로 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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