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이외수
박석수 / 술래 / 1994년 1월
평점 :
품절


 

대방역 헌책방은 전철역에 입점(?)해 있는 헌책방 중에서 가히 최고라 부를 만한 컬렉션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 전철역 안에 있는 헌책방들이 이름 없는 출판사들의 재고서적을 팔기 위한 용도가 많은데
대방역 헌책방은 정말로 '헌책방'이어서 볼 게 많다.
다른 헌책방에 비하면야 도서량이 극히 적지만 손님이 꽤 많기 때문에 갈 때마다 다른 책이 있다는 것도 매력.

그런데 아뿔싸! 이런 실수를 할 때도 있다.
전철역 개찰구 안에 있는 헌책방인지라 대부분 어딘가를 가고 있을 때 이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길어야 5~10분 동안밖에 구경을 할 수가 없는데 그날 역시 제목만 대충 보고 뽑아들었던 게 화근.
이외수 작가의 책이 꽂혀 있는 서가에 함께 꽂혀 있어서 얼씨구나 하고 집어들었던 게 첫번째 실수.
뽑아들고 나서야 엥, 이외수가 쓴 게 아니네, 싶었지만, 이미 전광판엔 전철이 오고 있단 신호가 뜨고 있었기 때문에
그래도 이외순데, 하면서 계산을 맡겼더 게 두 번째 실수.

딱 한 줄로 요약하자면, "이외수빠의 여성지 부록용 꽁트"다.
이 책을 쓴 작가는 자칭 타칭 이외수 매니아인데
특히 유독 이외수의 편에 서서 그의 신화를 창조하는 데 일익을 담당했음을 스스로 밝히고 굉장히 자랑스러워한다.
이외수 작가는 굳이 누가 신화를 창조해 주지 않아도 될 법한 인물인데, 자기 덕분 운운하는 게 일단 '뭥미' 싶고.
또한 그 스스로 밝혔듯이 여성지 부록으로 들어갔던 꽁트들을 묶어서 낸 책인데 정말 수준이 딱 80년대 여성지 부록이다.
감동은 당연히 없고 삶에 대한 깊은 애환도 없다.
그냥 남성우월주의 가득한 아저씨가 자기 지위 이용해서 책 낸 분위기.
이 아저씨, 문학지 편집장도 하고 출판국장도 역임했고 출판사 발행인으로도 있었거든. 

화장실에 두면 응가하는 시간 동안 '쳇, 쳇' 하면서 다 읽어낼 수는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