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찬 음식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다. 특히 밥의 경우 따뜻해야 제대로 먹은 것으로 여긴다. '주모' 입장에서는 찬밥을 내놓을 수 없으니 따뜻한 국물에 밥을 말아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따로국밥이란 음식이 선보인 시점이 1970년대, 그러니까 밥을 따뜻하게 보관할 수 있는 용기(스티로폼 박스나 보온밥통 등)가 개발된 때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조선시대 패스트푸드, 국밥>-178쪽
나는 김훈 팬이다. 그의 글이라면 소설, 수필, 잡문 가리지 않고 다 읽는다. 그의 글에 음식에 대한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데, 어느 책에서 재첩국을 두고 '식물성 음식과 동물성 음식의 중간 맛'이라고 평가한 것을 보고 무릎을 탁 쳤다. 조개치고는 흐릿한 그 재첩 맛을 두고 이처럼 명쾌하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 싶었다. 그의 미각 수준은 보통이 넘는 게 분명하다. <한국 음식의 중심, 밥>-206쪽
나는 자잘한 깨달음들로 인해 인생이 퍽 즐겁다. 이건 일종의 감각의 확장 같은 것인데, 겪어보지 않은 이에게 그 즐거움을 설명하기란 참 어렵다. <맛으로 깨칠 수 있을까>-224쪽
"네가 좋아하는 음식을 말하면 네가 어떤 사람인지 말할 수 있다." <에필로그>-2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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