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하면 프랑스인은 덮어놓고 춤을 추고 독일인은 함부로 노래를 부르고 싶어하며 영국인은 자꾸만 먹고 싶어하는 습성이 돋보인다고 한다. 그리고 이탈리아인은 쉴새없이 자랑을 늘어놓고 미국인은 오로지 연설에 열을 올리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이외수 <술을 멀리하며>-9쪽
술이 사람을 말하고, 술이 사람을 이야기한 글이라면 나는 아직도 수주의 [명정 40년]을 뛰어넘는 저술이 없으리라고 믿는다. -이문구 <떠날 사람과의 마지막 잔>-111쪽
만경창파 내다보니 수천 배가 이승에서 돌아온다. 저 앞에 짚을 덮어 쓰고 오는 사람은 무슨 배인가? 그 배는 이승에서 부자로 악하게 타작을 하는데 가난한 사람이 짚을 달라자 짚 한 단을 내집어 던졌다. 저기 저 배는 무슨 배인가? 그 배는 부모 앞에서 눈의 희뜩희뜩 혀를 툭툭 차고, 이웃 노인이 무라 해도 눈을 희뜩희뜩 혀를 툭툭 차더니 저승에 들어와서는 눈알을 빼어차고 혀를 빼어 입에 물고, 억만지옥으로 들어가는 배다. 저기 저 배는 무슨 배인가? 남의 중신 가는 누나, 억지로 겁탈해서 저승에 들어올 때 큰 톱을 옆구리에 걸어 가지고, 독사지옥으로 들어가는 배다. 저기 저 배는 무슨 배인가? 그 배는 이승에서 술장사할 때 물을 타서 멀겋게 걸렀기로, 술찌꺼기를 입에 물고 지옥으로 들어가는 배다. 첫번째로 짚을 덮어쓰고 지옥으로 들어가는 배는 가난한 소작인에게 가혹하게 한 죄로 끌려오는 악덕 지주고, 두번째로 눈알을 빼어 차고 혀를 입에 물고 오는 사람은 부모와 어른에 불손한 죄로 끌려오는 불효자고, 세번째 배는 강간죄로 끌려오고, 네번째 배는 술장사할 때 물을 타서 판 사람이 지옥으로 끌려가고 있다. -서정범 <사내의 씨>-119쪽
음주에는 무릇 18의 계단이 있다. 1.부주...술을 아주 못 먹진 않으나 안 먹는 사람. 2.외주...술을 마시긴 마시나 술을 겁내는 사람. 3.민주...마실 줄도 알고 겁내지도 않으나 취하는 것을 민망하게 여기는 사람. 4.은주...마실 줄도 알고 겁내지도 않고 취할 줄도 알지만 돈이 아쉬워서 혼자 숨어 마시는 사람. 5.상주...마실 줄 알고 좋아도 하면서 무슨 잇속이 있을 때만 술을 내는 사람. 6.색주...성생활을 위하여 술을 마시는 사람. 7.수주...잠이 안 와서 술을 먹는 사람. 8.반주...밥맛을 돕기 위해서 마시는 사람. 9.학주...술의 진경을 배우는 사람. 10.애주...술의 취미를 맛보는 사람. 11.기주...술의 진미에 반한 사람. 12.탐주...술의 진경을 체득한 사람. 13.폭주...주도를 수련하는 사람. 14.장주...주도 삼매에 든 사람. 15.석주...술을 아끼고 인정을 아끼는 사람. 16.낙주...마셔도 그만 안 마셔도 그만, 술과 더불어 유유자적하는 사람. 17.관주...술을 보고 즐거워하되 이미 마실 수는 없는 사람. 18.폐주(열반주)...술로 말미암아 다른 술 세상으로 떠나게 된 사람. -조지훈 <주도유단>-133쪽
술병은 우리 식탁 위의 태양. 그의 양광은 감홍색 술. 우리는 그의 위성들 그의 도움 없이는 부추김 없이는 우리만으로는 빛나지 못하리. 환락과 환희는 끝도 없어라. 그가 삐잉 일순회하면 우리는 그의 차광으로 따라 빛나리. (영국의 희극작가 R.B.셰리든의 주덕송) -변영로 <나의 음주변>-154쪽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저녁상의 반주, 그것이 가져올 위안을 생각하기 때문에 흔히 많은 사람의 하루의 긴 노동은 보다 쉽게 수행되는 것이 아닌가? -김진섭 <주찬>-234쪽
인생은 짧다. 그러나 술잔을 비울 시간은 아직 충분하다. -노르웨이 속담-2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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